아르헨티나 정부 불신 팽배…"경제통계 못 믿어"
2014/04/20
인플레율, 빈곤율, 성장률 이어 수출통계도 조작 논란
아르헨티나에서 경제통계를 둘러싼 정부 불신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거의 모든 경제통계가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정부가 지난 7년간 계속된 경제통계 조작 논란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센서스연구소(Indec)가 발표하는 경제통계는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정부(2003∼2007년)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2007년∼현재)를 거치면서 조작 의혹을 받아왔다.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인플레 억제를 위해 가격동결 정책을 추진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2006년 말부터 Indec 운영에 개입했다.
이후 아르헨티나 야권과 민간 경제 전문가, 노동계, 재계는 물론 국제통화기금(IMF)도 Indec가 발표하는 경제통계를 믿지 않는다.
특히 인플레율을 둘러싼 조작 논란은 심각한 수준이다.
IMF는 아르헨티나의 경제통계가 IMF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바로잡으라고 요구했다. 아르헨티나가 이를 무시하자 IMF는 지난해 아르헨티나 정부에 "불신임"(censure) 결정을 내리고 차관 제공 거부 등을 시사했다.
외환위기를 우려한 아르헨티나는 결국 IMF의 요구를 받아들여 새 통계기준을 개발할 수밖에 없었고, 1월부터 이를 적용하고 있다.
Indec는 올해 월별 인플레율을 1월 3.7%, 2월 3.4%, 3월 2.6%로 발표했다. 그러나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1월 4.61%, 2월 4.3%, 3월 3.3%이라고 주장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민간의 수치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지만, Indec은 전국적인 조사로 인플레율을 산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전문가들은 Indec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무역수지 흑자를 부풀리려고 수출 통계를 조작했다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수입은 740억 달러로 알려졌다. 수출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과 Indec의 발표치가 다르다. 중앙은행은 722억5천만 달러, Indec는 830억2천600만 달러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무역수지 흑자를 90억∼100억 달러에 맞추려고 Indec가 수출 통계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Indec의 "보이지 않는 손"이 없다면 지난해 무역수지가 적자로 나타났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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