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다자간 인터넷 거버넌스 구축 필요"
2014/04/24
美 인터넷 헤게모니 비판 "불법 정보수집 행위 용납 못 해"
23∼24일 상파울루서 인터넷 국제회의…온-오프라인 인권 보호 강조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다자간 인터넷 거버넌스 구축을 촉구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시에서 열린 인터넷 거버넌스 국제회의에 참석, 특정 국가의 인터넷 헤게모니를 거부하면서 다자주의 원칙에 바탕을 둔 민주적이고 투명한 인터넷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해 파문을 일으킨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감청 행위를 강하게 비난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런 행동은 용납할 수 없고, 앞으로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면서 "이는 인터넷 본연의 기능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누리는 권리는 온라인에서도 보호받아야 한다면서 인터넷 이용에 관한 국제적인 준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NSA는 호세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외국 정상을 비롯해 광범위한 대상에 대해 온라인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호세프 대통령은 NSA의 도·감청 행위에 대해 미국 정부가 충분히 해명하지 않자 지난해 10월 말로 예정됐던 미국 국빈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장에서 브라질 의회를 통과한 "인터넷 이용자 보호법"에 서명했다.
연방상원은 전날 브라질 내 인터넷 공급자들과 이용자들의 의무와 권한을 규정하고 인터넷 이용과 관련한 명확한 원칙을 세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인터넷 이용자 보호법"을 승인했다. 연방하원은 지난 3월25일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개인정보 보호, 인터넷 소비자 권리 보호, 국내 정보의 외국 반출 금지, 음란물 규제 등을 담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의 권리는 포괄적으로 보호하는 반면 인터넷 공급자의 권한을 대폭 제한해 관련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한편 인터넷 거버넌스 국제회의에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 등 인터넷 관련 국제기구와 세계 80여 개국의 정부, 학계, 시민·사회단체, 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24일까지 이틀간 계속되는 이번 국제회의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개인정보 불법유출 감시 등 운영체제 개선 방안과 인터넷 정책 의사결정 체계인 "인터넷 거버넌스" 질서 재편 등에 관해 다양한 협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앞서 브라질 언론은 이번 국제회의에서 이루어진 협의의 결과로 이른바 "인터넷 권리장전"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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