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아마존 원유채굴 막기 위한 투표 청원 기각
2014/05/07
선거위 "국민서명에 영화 스타워즈 악당 이름도 포함됐다"
아마존 원시림의 원유 채굴에 반대하는 에콰도르 환경론자 등이 국민투표를 하려는 목적으로 서명을 받아 에콰도르 선거위원회에 제출했으나 기각됐다.
이들은 85만명의 서명을 제시했으나 선거위는 35만9천781명의 서명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쿠바 통신사 프렌사 라티나와 영국BBC방송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 열대림인 야수니(Yasuni) 국립공원의 원유 개발을 반대하는 환경론자들과 원주민들로 결성된 단체인 "야수니도스"(Yasunidos)는 선거위의 결정이 "사기"라고 비난했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지역의 원유 탐사를 보류해 지구 온난화를 예방한다는 명분으로 2007년 선진국 등에 보상금을 요구했다가 무산되자 작년 의회에 개발 승인을 요청했다.
선거위는 야수니도스가 제출한 명부에는 동일인의 서명이 있는가 하면 자격이 없는 어린이들의 서명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또 할리우드 영화 "배트맨"의 극중 주인공인 "브루스 웨인"(Bruce Wayne)이나 "스타워즈"의 극중 인물 "다스 베이더"(Dath Vader) 등 가짜 이름도 있다고 지적했다.
야수니도스는 "선거위가 서명 용지의 상당수를 쓰레기통에 처박았다"고 비난하면서 이 문제를 미주기구인권위원회(IACHR)에 들고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마존 원시림의 원유 채굴에 대해 국민투표를 할 수 있는 법적인 요건은 85만명의 서명이 필요하다.
코레아는 "그들은 절대 국민투표에 필요한 서명을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아는 의회에 원유 채굴을 요청하면서 "자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류다. 우리 가족과 아이들은 좋은 음식과 교육 혜택을 누리면서 건강한 삶을 살 권리가 있다. 그것이 천연자원이 필요한 이유"라고 밝힌 바 있다.
코레아는 개발로부터 얻은 이익은 모두 빈곤을 해결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코레아는 아마존 개발 보류 계획을 내놓으면서 선진국에 36억달러를 보상금으로 요청했으나 극히 일부만 받아내자 채굴을 시행하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했다.
원유는 에콰도르의 주요한 수출 품목이다.
야수니 공원에는 에콰도르 전체 원유 매장량의 20%에 해당하는 9억 배럴 안팎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는 수십 년간 외부 세계에 거의 노출되지 않은 와오라니 부족을 포함한 원시 부족이 살고 있고 희귀 조류와 원숭이, 양서류 등이 서식한다.
코레아는 채굴은 공원의 극히 일부분에 해당하고 이시핑고, 탐보고차, 티푸니티 등 보존 가치가 있는 곳은 영향이 없다고 주장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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