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주요 도시서 "월드컵 반대" 시위
2014/05/16
정부, 대회 개막에 맞춰 시위 확산 가능성에 촉각
월드컵 개막을 28일 앞둔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 "월드컵 반대" 시위가 동시에 벌어졌다.
브라질 언론은 최소한 50개 도시에서 빈민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거리로 나섰다고 전했다.
상파울루에서는 빈민단체 회원들이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코린치안스 경기장 근처 도로를 점거한 채 타이어 등을 불태우며 시위를 벌였다.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월드컵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한 사실을 비판하면서 복지와 교육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파울루 일대 금속노조원 1만5천여 명은 이날 하루 동안 조업을 중단했다. 공립학교 교사와 고속도로 관리업체 근로자, 건설 노동자 등도 지역별로 파업과 시위를 벌였다.
브라질 언론은 칠레 산티아고와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등에서도 브라질인들이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 당시와 마찬가지로 대회가 다가오면서 시위가 확산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6월 초부터 대중교통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됐으며, 나중에는 정부와 정치권의 부정부패 척결, 공공서비스 개선 등을 요구하는 국민운동으로 번졌다.
시위 현장에서는 "월드컵 개최 불가" 구호가 터져 나왔으며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 때는 수십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한편 북동부 페르남부쿠 주 헤시피 시 일대에서는 지난 13일부터 경찰이 임금 인상을 포함한 근무 여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과 시위를 벌여 큰 혼란을 빚고 있다.
경찰 파업을 틈타 헤시피 시 일대에서는 노상강도 등 시간이 잇따랐다. 시내버스와 우편물 배달 트럭이 괴한들의 공격을 받는가 하면 슈퍼마켓과 상가 여러 곳이 약탈당했다. 일부 학교는 수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북동부 바이아 주 사우바도르 시와 북서부 아마조나스 주 마나우스 시에서도 경찰 파업이 벌어진 바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