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시위 규모 예상보다 적었다"
2014/05/17
과격시위 연루자 처벌 강화 법안 추진 중단
월드컵 반대 시위가 규모는 다소 축소됐으나 과격 양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전날 전국 주요 도시에서 벌어진 시위의 규모가 우려했던 것보다 적은 것으로 판단했다.
상파울루 시내 중심가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곳곳에서 충돌했다. 일부 시위대는 공공기물을 파손하고 상가와 은행 지점을 공격했다. 바리케이드로 도로를 가로막은 채 버스와 트럭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부수기도 했다.
정부는 무정부주의를 표방하는 과격시위 단체 블랙 블록(Black Bloc)이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6월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 당시 수만 명이 시위를 벌인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에서는 8천여 명의 교사들도 시위를 벌였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빈민단체 회원들은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상파울루 시 인근 코린치안스 경기장 주변 도로를 점거한 채 타이어 등을 불태우며 시위를 벌였다.
리우데자네이루 등 다른 월드컵 개최 도시에서도 시위가 벌어졌으나 경찰과 시위대 간에 큰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북동부 페르남부쿠 주 헤시피 시 일대에서 벌어진 경찰 파업은 전날 종료됐다. 경찰은 지난 13일부터 임금 인상을 포함한 근무 여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과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헤시피 시 일대 슈퍼마켓과 상가들이 약탈당했다. 시내버스와 우편물 배달 트럭이 괴한들의 공격을 받았다. 일부 학교는 수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우베르투 카르발료 대통령실장은 과격시위 가담자들의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카르발료 실장은 "호세프 대통령은 시위 참가자들을 범죄인으로 만들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하는 것이 신중치 못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한편 월드컵과 오는 10월 대선을 앞두고 공무원 조직이 근무 여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연방공무원노조연합회는 월드컵 개막에 맞춰 6월 10∼12일 파업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월드컵 D-30'인 지난 13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폭력시위에 대비할 것"이라며 치안력 총동원 방침을 밝혔다.
호세프 대통령은 본선이 열리는 12개 도시 경기장과 공항, 거리에 치안 인력이 배치될 것이며 연방경찰과 주 경찰, 군이 월드컵 기간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106.244.23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