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버스참변 운전사에 "살인" 혐의 적용하기로
2014/05/21
"부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해석한 듯
교회 관계자도 같은 혐의 적용…국민 애도
어린이 33명의 목숨을 앗아간 버스 화재 사고를 일으킨 운전사에 대해 콜롬비아 검찰이 "살인 (aggravated manslaughter)"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엘 티엠포 등 현지 언론과 외신들은 수사 당국 발표를 인용해 20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사고 직후 달아났다가 곧바로 자수한 운전사는 버스가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데다 무보험 차량인 것을 알고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혐의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또 이들을 인솔한 교회 관계자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같은 혐의를 적용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운전사가 휘발유통으로 연료를 넣으려고 차에서 내렸을 때 불이 났다는 생존 어린이의 증언에 따라 불꽃이 연료통에서 발화해 버스에 옮겨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이 나자 주변에 있던 목격자들이 구조하려고 몰려들었으나 불이 삽시간에 번져 손을 제대로 쓰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목격자는 고통으로 소리치면서 창문 밖으로 손을 내민 아이들이 불에 타들어가는 끔찍한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며 몸서리치기도 했다.
사고는 운전사가 지난 18일 정오께 한 복음주의 교회의 예배를 마친 3∼12세의 어린이 50여 명을 태우고 귀가하던 중 북부 막달레나주(州) 푼다시온시(市) 외곽에서 정차해 연료를 주입하려다가 발생했다.
유족들과 푼다시온 시민은 사고 현장에 모여 헌화하고 촛불을 밝혀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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