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25일 대선…양강구도로 결선까지 갈 듯
2014/05/23
산토스 현 대통령-술루아가 전 재무장관 격돌
남미 콜롬비아가 휴일인 25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를 치른다.
이번 대선에서는 최대 여당인 국가연합사회당 소속으로 여권연합을 이끄는 후안 마누엘 산토스(62) 현 대통령이 연임을 노린다.
이에 맞서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이 미는 우파 민주중도당의 오스카르 이반 술루아가(54) 전 재무장관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특히 선거운동 초반 산토스 후보가 지지율에서 앞섰으나 후반으로 가면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임으로써 과반 득표로 당선을 가리는 1차 투표에 결판이 나지 않고 결선까지 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토스는 우리베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뒤 2010년 대선에서 정권을 잡고 2012년 좌익 게릴라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의 평화협상을 시작해 재선 가도에 밑거름을 마련했다.
재임기간 정부와 반군이 6가지 의제를 놓고 쿠바 아바나에 진행한 평화협상은 토지 개혁, 반군의 정치 참여를 포함해 최근 불법 마약 거래 등 3가지 현안에 합의함으로써 절반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토스는 그러나 이달 초 선거자문위원인 J.J. 렌돈이 2010년 마약 조직원의 범죄인 인도를 막아주는 것을 대가로 1천200만달러를 받았다는 주장이 언론에 보도되고 렌론이 선거캠프에서 사퇴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렌돈은 산토스가 대선에 처음 출마한 2010년 선거자문을 맡았고, 돈을 받은 시점은 산토스가 대선에 당선된 직후인 점으로 미뤄 일부에서는 연결 고리의 의혹을 제기했다.
산토스가 협상을 통한 평화정착에 주안점을 두면서 반군의 정치참여까지 허용한 데 비해 경제학자 출신으로 우리베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술루아가는 산토스가 양보를 너무 많이 했다고 주장하면서 FARC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술루아가도 반군과의 평화협상에서 스파이 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된 선거참모로부터 보고를 받는 모습이 한 방송보도에 폭로되면서 산토스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다.
술루아가는 교육과 의료제도 개선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양측 선거캠프에서 불거진 추문이 지지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일부 분석가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對)반군 정책의 관점은 산토스 진영이 협상을 우선시하는 것이고, 술루아가측은 강경 노선을 통한 평화 정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양측은 그러나 시장경제 보호와 외국인 투자 유치 등 경제정책에서는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콜롬비아의 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달 1차 투표 지지율을 설문조사한 결과 산토스는 27%, 술루아가는 19%였으나 이달 중순 한 방송국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술루아가 29.5%, 산토스 28.5%로 역전이 됐다.
결선투표에서는 나란히 32%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른 2개 여론조사 기관에서도 술루아가가 오차범위 내에서 지지율이 앞선 것으로 나왔다.
10%대에 이르는 부동층의 향배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에 중도파인 녹색당의 엔리케 페냘로사, 보수당의 마르타 루시아 라미레스, 좌파인 민주대안당의 클라라 로페스 등 후보들이 막판 부동층 흡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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