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최초 흑인 연방대법원장 사의…정치 행보 관심
2014/05/30
사상 최대 정치권 비리 스캔들 처벌 주도
브라질 사상 첫 흑인 사법부 수장인 조아킹 바르보자(59) 연방대법원장이 전격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바르보자 대법원장은 7월 말까지만 근무하고 대법원을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바르보자 대법원장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정부(2003∼2010년) 출범 첫해인 2003년부터 11년째 대법관으로 일했다. 공식적인 대법관 임기는 70세가 되는 2024년까지다.
바르보자는 2012년 11월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연방대법원장의 자리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그는 룰라 정부 당시 정치권의 대형 비리 스캔들 연루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주장하면서 주목받았다.
이 스캔들은 2005년 6월 한 정당 대표의 폭로로 드러났다. 노동자당이 의회에서 법안 통과를 위해 의원들을 돈으로 매수했다는 것이 스캔들의 핵심이다.
연방검찰은 2006년 4월 스캔들에 연루된 40명을 기소했고, 연방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2007년 8월부터 본격적인 심리가 진행됐다.
연방대법원은 2012년 8월 초부터 계속된 재판에서 최종적으로 기소된 37명 가운데 24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13명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편 브라질에서 지난해 6월 초부터 전국적으로 반부패 시위가 벌어지면서 바르보자의 인기가 치솟았으며, 한 여론조사에서는 상파울루 시민이 가장 선호하는 대통령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유력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의 지난해 11월 말 조사에서는 대선 출마를 전제로 바르보자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이어 예상득표율 2위에 올랐다.
바르보자는 올해 10월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거 기간 외국에 나가 있겠다는 말도 했다.
야권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바르보자의 지지를 얻어내려고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보자의 출마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는 셈이다.
브라질에서는 오는 10월5일 정-부통령과 전국 27개 주의 주지사, 연방상원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1, 연방하원의원 513명 전원, 각 주 의원을 선출하는 투표가 시행된다.
대선은 10월5일 1차 투표가 치러진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득표율 1∼2위 후보 간에 10월26일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결선투표에서는 1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승리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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