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미국과 관계개선 용의…방문은 아직"
2014/06/04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 방문에 대해서는 유보적 자세를 나타냈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전날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외신 기자들을 만나 "미국과 대화를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한 회견에서도 "지난해부터 정체 상태인 양국 관계를 개선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오는 16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함께 브라질 월드컵 G조 조별예선 미국-가나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그러나 호세프 대통령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감청 행위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충분한 신호가 없다"면서 "미국을 방문할 여건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과 브라질 관계는 지난해 NSA의 도·감청 행위가 폭로되면서 갈등을 거듭했다.
NSA는 호세프 대통령의 이메일과 전화통화 기록을 훔쳐보거나 엿들었고,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호세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NSA의 행위에 대해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자 지난해 10월 23일로 예정된 미국 국빈방문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3일 상파울루 시에서 열린 인터넷 거버넌스 국제회의에서 "오프라인에서 누리는 권리는 온라인에서도 보호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 인터넷 이용에 관한 국제적인 준칙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NSA의 불법적인 정보수집 행위를 강하게 비난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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