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 투자하려면 브라질보다 페루 주목하라
2014/06/09 15:41
견고한 성장세 긍정적 요인…경계 요소도 있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014 월드컵 개최국 브라질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하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의 절반 이상이 월드컵 이후 경제가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도 월드컵이 고작해야 브라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2%p(포인트) 올리는 데 그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브라질보다 다른 남미 국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금융주간지 배런스(Barron′s)는 7일(현지시각) 최신호에서 페루를 새로운 유망 투자처로 꼽으면서 견고한 경제 성장과 중산계층 인구의 증가, 정치적 안정성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 성장세 평균 이상…정치 안정성도 눈길
페루는 남미에서도 손꼽히는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00년 이후 페루의 GDP 평균 GDP 성장률은 5.6%로 남미 평균인 3.3%를 훨씬 웃돈다. 금융위기가 심화됐던 2009년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지속해왔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페루의 경제성장률이 5.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기록한 5.8%에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페루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자료: 페루 중앙은행]
정치적 안정성도 페루를 주목하는 요인 중 하나다. 브라질 등 곧 대선을 앞둔 국가들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먼 선거 일정이 페루에는 긍정적인 투자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현 올란타 후말라 대통령의 임기는 2016년 7월까지다.
투자은행 JP모건은 페루 최대금융회사 크레디콥과 칠레 기업이지만 페루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소매업체 파라벨라를 추천 종목으로 선정했다.
′JP모건 라틴 아메리카 A 펀드′를 운용하는 루이스 카릴로 매니저는 "(크레디콥은) 최근 두 달 여간 주가가 20%나 급등했지만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현 수준보다 10% 높은 주당 173달러를 목표주가로 설정했다.
소매분야 또한 중산층의 성장세로 밝은 전망이 기대되고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올해 41% 수준인 1만달러 이상 소득자 비중은 2018년까지 61%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파라벨라의 주가 또한 향후 11% 가량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JP모건은 평가했다.
◆ 적은 유동성·높은 원자재 의존도는 경계해야
하지만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 투자처로 삼기에는 페루의 주식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유동성도 충분치 못하다. 지난 3개월간 페루 주식시장의 평균 일일거래량은 고작 1000만달러에 불과하다.
원자재 상품이 주력 수출품목이라는 점도 경계 요인 중 하나다. 실제로 3월의 경우 구리가격이 급락하자 주식시장도 덩달아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낸 바 있다.
[뉴스핌=주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