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경제블록 "지역통합" 명분 협력 움직임 가속
2014/06/21
브라질-콜롬비아 정상 "남미공동시장-태평양동맹 경쟁 아닌 보완 관계"
중남미 지역의 양대 경제블록으로 떠오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태평양동맹 간에 지역통합을 명분으로 한 협력 확대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전날 브라질리아에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을 만나 메르코수르와 태평양동맹 간의 교류협력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다.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회담에서 두 정상은 메르코수르와 태평양동맹이 경쟁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 관계에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인적·물적 교류 확대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태평양동맹은 특정 대상과 맞서거나 경쟁하려고 만든 기구가 아니다"라면서 "태평양동맹이 브라질이나 메르코수르와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특히 태평양동맹과 메르코수르의 협력이 "라틴아메리카 통합"이라는 궁극의 목표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에랄도 무뇨스 칠레 외교장관은 지난달 29일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와 회견에서 "태평양동맹과 메르코수르는 배타적인 기구가 아니며, 칠레가 두 기구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무뇨스 장관은 태평양동맹과 메르코수르의 실질적인 통합 문제와 관련해 브라질과 대화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루이스 아우베르투 피게이레두 브라질 외교장관도 지난 2월 연방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 메르코수르와 태평양동맹 간에 경제적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피게이레두 장관은 "두 기구의 경제적 통합은 점진적인 관세 인하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자유무역협정(FTA)에 준하는 협정 체결 추진 가능성도 시사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로 이루어졌다. 5개 회원국의 인구는 2억7천900만명,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중남미 전체의 58%인 3조3천억 달러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출범 이래 처음으로 2012년 말 베네수엘라를 신규 회원국으로 받아들인 데 이어 볼리비아와 에콰도르의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현재 가입 절차를 밟고 있고, 에콰도르는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다.
2012년 6월에 등장한 태평양동맹은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로 이뤄졌다. 태평양동맹 4개국의 인구는 2억900만명,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중남미 전체의 35%에 해당하는 2조 달러다.
회원국 간 관세 철폐와 적극적인 자유무역협상을 앞세우는 태평양동맹은 중남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태평양동맹 회원국들은 세계 50여 개국과 FTA를 체결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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