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BRICS)에 밀려 입사(IBSA)는 갈수록 유명무실
2014/07/01
전문가들, 브라질의 소극적 외교를 원인으로 지적
브릭스(BRICS)와 함께 한때 "남남(南南)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일컬어졌던 입사(IBSA)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입사가 지난 2011년 이후 정상회의를 한 차례도 열지 못하는 등 갈수록 의미를 잃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반구의 개도국 대표 주자인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3개국으로 이뤄진 입사는 "남남 협력" 확대를 목표로 지난 2003년 창설됐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입사 3개국은 15억명에 가까운 인구를 가진 거대 신흥시장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 협상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 등의 현안에서 한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입사는 지난 2011년 이후 정상회의를 한 차례도 열지 못했다.
입사는 지난해 창설 10주년을 맞아 인도 뉴델리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려 했으나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방문 계획을 취소하면서 무산됐다.
7월15일 브라질 북동부 포르탈레자 시에서 개최되는 브릭스 정상회의 하루 전 입사 정상회의를 열려던 계획도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입사가 의미를 잃어가는 원인을 브라질의 소극적인 외교정책에서 찾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10년 정상회의에서 "입사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국제질서를 촉구하는 우리의 요구"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듬해 취임한 호세프 대통령은 대외정책보다는 국내문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고, 입사의 활동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브릭스의 중요성과 역할이 커지면서 입사가 자연스럽게 소멸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상파울루 제툴리오 바르가스 대학의 올리베르 스투엔켈 교수(국제관계학)는 "호세프 대통령의 관심은 오로지 국내문제"라면서 호세프 대통령이 대외정책에 소홀하면서 국제무대에서 차지하는 브라질의 위상이 축소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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