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제 스태그플레이션?…전문가 견해 엇갈려
2014/07/24
경기침체 속 물가는 계속 뛰어…"경제정책 혼선 결과"
브라질 경제의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을 놓고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 물가는 계속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재무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5%에서 1.8%로 내렸다.
브라질 중앙은행의 전망치는 1.6%, 시장의 전망치는 0.97%까지 내려간 상태다. 일부 민간 컨설팅 회사는 올해 성장률이 0.5∼0.6%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브라질의 성장률은 2011년 2.7%, 2012년 1.0%, 2013년 2.3%였다.
정부는 반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5.6%에서 6.2%로 높였다. 중앙은행은 6.4%, 시장은 6.44%로 더 높게 예상했다.
중앙은행은 연간 인플레이션율 억제 기준치를 4.5%로 설정하고 ±2%포인트의 허용한도를 두고 있다. 억제 상한선이 6.5%라는 얘기다.
유명 컨설팅 회사인 GO 아소시아두스의 파비우 시우베이라 소장은 "인플레율이 억제 상한선을 위협하고 성장률은 최악에는 0.5%에 그칠 전망"이라면서 "이는 기술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상태라는 의미"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다른 컨설팅 회사 텐텡시아스 콘수토리아의 알레산드라 히베이루 연구원도 "현재 상황(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정책의 혼선 때문"이라면서 지난해 기준금리를 7.25%까지 낮추고 정부지출을 늘렸으나 경기부양 효과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는 이후 인상을 거듭해 현재는 11%로 인상됐다.
그러나 스태그플레이션을 부인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컨설팅 회사 그라두아우 인베스치멩투스의 안드레 페르페이투 수석연구원은 "생산성 하락과 투자 감소에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지 않았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주장은 오는 10월 대선을 의식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제1 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아에시우 네비스 대선 후보는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와 인터뷰에서 "브라질은 지금 저성장과 고물가 현상이 지속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대형 시중은행인 이타우 우니방코의 카이우 메갈리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인플레 억제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지난 2011년부터 투자가 활기를 잃은 점을 성장둔화의 주요인으로 들었다.
국제 컨설팅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5년간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 비율은 평균 20%에 머물렀다. 이는 주요 신흥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도이체방크는 브라질 경제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정부(2003∼2010년) 때처럼 평균 4.5%대의 성장률로 복귀하려면 GDP 대비 투자 비율을 최소한 22%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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