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중앙은행장 "현재 상황 스태그플레이션 아니다"
2014/08/06
민간 전문가들 경제상황 진단 엇갈려…투자 확대 주문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가 일부에서 제기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알레산드리 톰비니 중앙은행 총재는 전날 연방상원에 출석,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성장둔화가 이어지고 있으나 스태그플레이션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톰비니 총재는 "인플레이션율이 오르고 성장률이 정체된 것은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와 동유럽·중동 지역의 갈등 등 주로 외부 요인 때문"이라고 말했다.
톰비니 총재는 특히 아르헨티나 상황에 우려를 표시했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 수출 대상국인 아르헨티나에 대한 수출이 올해 30%가량 감소하면서 국내 제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브라질 경제가 경기침체 속에 물가는 계속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빠졌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유명 컨설팅 회사인 GO 아소시아두스의 파비우 시우베이라 소장은 "인플레이션율이 억제 상한선을 위협하고 성장률은 최악에는 0.5%에 그칠 전망"이라면서 "이는 기술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상태라는 의미"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다른 컨설팅 회사 텐텡시아스 콘수토리아의 알레산드라 히베이루 연구원도 "현재 상황은 경제정책의 혼선 때문"이라면서 지난해 기준금리를 7.25%까지 낮추고 정부지출을 늘렸으나 경기부양 효과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는 이후 인상을 거듭해 현재는 11%로 인상됐다.
스태그플레이션을 부인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컨설팅 회사 그라두아우 인베스치멩투스의 안드레 페르페이투 수석연구원은 "생산성 하락과 투자 감소에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지 않았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주장은 오는 10월 대선을 의식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시중은행인 이타우 우니방코의 카이우 메갈리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인플레 억제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11년부터 투자가 활기를 잃은 점을 성장둔화의 주요인으로 들었다.
국제 컨설팅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5년간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 비율은 평균 20%에 머물렀다. 이는 주요 신흥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도이체방크는 브라질 경제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정부(2003∼2010년) 때처럼 평균 4.5%대의 성장률로 복귀하려면 GDP 대비 투자 비율을 최소한 22%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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