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기" 콜롬비아 산토스 대통령 취임
2014/08/08
평화 정착 의지 천명…넘어야 할 산도 많아
재선에 성공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62) 콜롬비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취임식을 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취임 선서를 통해 모든 콜롬비아 국민이 갈망하는 평화의 정착을 위해 최대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고 엘 티엠포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지난 6월 대선 결선투표에서 50.91%를 득표,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을 등에 업은 오스카르 이반 술루아가 전 재무장관을 누르고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콜롬비아는 사회 정의와 평화 구축을 위한 행동이 명백히 필요하다"며 "마약 밀매 퇴치와 낙후 지역 개발, 민주주의 강화는 반군이 있든 없든 계속 될 것"이라고 강고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본인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것을 안다"며 "그러나 우리는 모두 콜롬비아를 원하기 때문에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가연합사회당을 중심으로 한 여당연합을 대표한 중도우파 성향의 산토스 대통령은 내전 종식을 위한 반군과의 평화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좌파 야당의 지원을 받았다.
2012년 최대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의 평화협상을 마련해 토지개혁과 FARC의 정치 참여 등 안건에 합의하고 절반의 의제를 남긴 산토스 정부는 집권 2기에 이를 마치고 협정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만약 콜롬비아 정부가 반군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중남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내전이 끝나게 된다.
그러나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산토스 대통령의 최대 "정적" 우리베 전 대통령이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그가 속한 우파 민주중도당의 반대가 걸림돌로 떠올랐다.
우리베 전 대통령은 반군 책임자의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면 평화협상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강경론을 펼치고 있다.
집권 시절 반군을 강경 진압한 우리베 전 대통령은 FARC의 정치 참여를 인정한 산토스 정부 평화협상단의 결정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중도당은 의석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산토스 정부가 FARC에 지나친 양보를 하면서 끌려가고 있다고 주장, 야권 세력을 결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콜롬비아 대법원은 6일 전쟁 범죄의 경력이 있는 반군 지도자는 공직에 앉을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려 야당의 손을 들어줬다.
FARC와 정부 측이 FARC의 정치 참여를 인정한 상황에서 이러한 판결이 나옴으로써 향후 평화협상의 전개도 주목된다.
평화협정은 국민투표를 거쳐야 할 수도 있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헌법 개정은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산토스 대통령이 50년 내전을 종식하기 위한 집권 2기의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아 보인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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