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비만과의 전쟁 선언
2014/08/27
정부 "국민의 40% 비만…성인병 우려"
베네수엘라 정부가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정부는 26일(현지시간) 국가 예산을 낭비하고 공중 보건의 위기를 가져오는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앞으로 5년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고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국민 전체의 비만율이 40%대에 이르러 심장병과 당뇨 등 성인병을 초래하는 등의 심각성을 감안한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20세 이상 남녀의 비만율은 67.5%로 남미에서는 가장 높고 미국(69%)과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집계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식료품을 포함한 공산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지만 정부가 달러화를 통제해 수입업체들이 물건을 제대로 들여오지 못하면서 우유와 밀가루 등 생활필수품을 슈퍼마켓에서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지만 식습관은 이와는 별개로 보인다.
빈부 격차가 심한 베네수엘라 국민 대다수는 소비 지향적인데다 기름진 패스트푸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중남미 반미의 표상 중 한 명이었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을 멘토로 삼아 반미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국민은 미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에서 열량이 높은 튀김류 등을 즐겨 먹는다.
돼지껍질 요리나 치즈가 들어간 옥수수빵 등 베네수엘라의 전통 음식은 젊은 층 등에 외면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 15년간 생필품 가격 통제 정책을 통해 국민이 하루 세끼를 먹을 수 있게 돼 영양상태가 개선됐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국립영양협회는 균형있는 영양식을 하지 않고 패스트푸드 등 손쉬운 간편식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때문에 마두로 대통령은 패스트푸드를 먹는 것을 자제하고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자주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비만형 체구인 마두로 대통령 자신도 이를 지키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차베스는 볼록하게 나온 마두로 대통령의 배를 지적하면서 샌드위치를 많이 먹어서 생긴 것"이라며 농담을 던지곤 했다고 AP통신은 비꼬았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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