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 추락…"고액권 발행 필요"
2014/09/11
현재 최고액권은 100페소…정치권·금융계, 200페소·500페소 발행 주장
아르헨티나 정치권에서 고액권 발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채무 위기와 인플레이션율 상승으로 페소화 가치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사용되는 지폐 가운데 가장 고액권은 100페소(한화 약 1만2천197원)짜리다.
100페소 지폐의 가치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2007년 당시 가치로 따지면 25페소에 불과하다. 가치가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의미다.
고액권 발행 필요성은 3년여 전부터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여권은 인플레이션을 오히려 자극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권에서도 같은 주장이 나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제2의 국영은행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주립은행의 구스타보 마란고니 총재는 최근 200페소와 500페소짜리 지폐 발행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란고니 총재는 "100페소 지폐는 은행 간 거래는 물론 개인의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에도 가치가 너무 떨어졌다"면서 지폐 발행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고액권 발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란고니 총재의 발언에는 다니엘 시올리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올리 주지사는 내년 10월 대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여권 주자다.
한편 미국 달러화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화 공식 환율은 달러당 8.4페소 정도다. 그러나 암시장에서는 달러당 14페소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공식 환율과 암시세의 격차가 70%에 육박하는 것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공식 환율이 조만간 달러당 9.5∼10페소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암시세는 달러당 18∼19페소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페소화 가치가 이처럼 추락하는 것은 정부가 달러화 국외 유출과 인플레이션 억제를 이유로 달러화 매입을 강력하게 규제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의 외화보유액은 300억 달러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11월 이래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중 200억 달러 선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발표한 올해 1∼7월 누적 인플레이션율은 16.7%다. 그러나 민간 전문가들은 26%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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