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 `날개 없는' 추락
2014/09/18
1991년 이래 최저…공식환율-암시세 격차 80% 육박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 추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과 채무 위기, 경기침체 등이 겹치면서 페소화 가치를 계속 끌어내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전날 미국 달러화 대비 페소화 공식 환율은 달러당 8.42페소에 마감됐다.
암시장에서는 달러당 15.10∼15.30페소에 거래됐다.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공식 환율과 암시세의 격차가 80%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암시세가 올해 말 달러당 21페소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초 암시세가 달러당 10페소였던 점을 고려하면 페소화 가치가 배 이상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이처럼 추락하는 것은 정부가 달러화 국외 유출 억제를 이유로 달러화 매입을 강력하게 규제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의 외화보유액은 현재 28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2006년 11월 이래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중 200억 달러 선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헤지펀드와의 채무상환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계속되는 것도 페소화 가치 추락을 부추기고 있다.
한편, 페소화 가치 추락이 이어지면서 정치권에서 고액권 발행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사용되는 지폐 가운데 가장 고액권은 100페소짜리다.
100페소 지폐의 가치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2007년 당시 가치로 따지면 25페소에 불과하다. 가치가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의미다.
아르헨티나 제2의 국영은행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주립은행의 구스타보 마란고니 총재는 최근 200페소와 500페소짜리 지폐 발행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란고니 총재는 "100페소 지폐는 은행 간 거래는 물론 개인의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에도 가치가 너무 떨어졌다"면서 지폐 발행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고액권 발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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