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에도 아르헨티나 이민자 10년새 660% 증가
2014/09/22
파라과이·볼리비아 등 남미공동시장 정·준회원국 출신 많아
아르헨티나가 경제 위기를 겪고 있으나 이민자 수는 계속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아르헨티나 국가이민국 자료를 인용해 최근 10년 사이 아르헨티나에서 합법적인 거주 자격을 얻은 이민자 수가 660% 증가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명, 2010년 9만4천815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13만8천216명으로 늘었다.
10년간 아르헨티나에 정착한 이민자는 모두 80만7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르헨티나 전체 인구 4천10만명의 2%에 해당한다.
아르헨티나에 대한 이민자 수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준회원국 국민의 이동이 사실상 자유롭게 허용되기 때문이다.
남미공동시장은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베네수엘라가 등 5개국이 정회원이다. 남미대륙 12개국 가운데 나머지 7개국은 준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남미공동시장은 정·준회원국 국민에게 비자를 면제하고 있다. 합법적인 거주 자격을 얻으면 직업을 구할 수 있고, 공공의료 서비스를 포함해 사회보장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아르헨티나 이민자 가운데 파라과이인이 31만2천902명으로 가장 많고 볼리비아인이 23만978명으로 뒤를 이었다. 3위는 페루인으로 12만3천363명이다.
남미의 빈곤 국가 국민이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공통점을 가진 아르헨티나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남부에 있는 '빌랴 21' 빈민가에는 파라과이·볼리비아·페루인이 집단 거주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빌랴 21'에 살며 벽돌공으로 일하는 파라과이인 안드레스 베라(59)는 "파라과이에서 대두 등을 재배하던 농민들이 대거 아르헨티나로 이주했다"고 말했다.
3년 전에 '빌랴 21'에 온 파라과이인 아드리아노 로하스 아기레(66)는 은퇴자로 약간의 사회보장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다.
아르헨티나 사회연구센터(CELS)의 디에고 모랄레스 연구원은 "아르헨티나 정부는 2005년부터 '위대한 국가' 프로그램에 따라 영주권 자격을 대폭 완화했다"면서 "이는 불법체류자를 없애려는 의도 아래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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