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경제위기 계속되면 40%이상 빈곤층 전락"<세계은행>
2014/09/23
미국 헤지펀드들과 조속한 협상 타결 주문
아르헨티나에서 경제위기가 계속되면 빈곤층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세계은행(WB)은 아르헨티나에서 현재 나타나는 위기 상황이 '경제적 충격'으로 확산하면 전체 국민의 40% 이상이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 자료를 기준으로 아르헨티나 국민의 33%는 하루 4∼10 달러, 10.9%는 하루 4 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위기가 계속되면 이들 '취약계층'이 모두 빈곤층 또는 극빈층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외화보유액 감소와 정부 재정 적자 확대, 인플레이션율 상승 등과 함께 '기술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가 계속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약 1천억 달러의 부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했고, 이후 2005년과 2010년 협상에서 채권단 대부분과 채무 조정에 합의했다. 그러나 2개 미국 헤지펀드는 소송을 내 채무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여기에 미국 판사가 2개 미국 헤지펀드에 빚을 갚지 않으면 다른 채권자에 대한 채무 변제도 할 수 없다고 판결하면서 아르헨티나는 기술적 디폴트에 빠졌다.
세계은행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이른 시일 안에 미국 헤지펀드와 협상을 타결하면 경제적 충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정부는 미국 헤지펀드들을 벌처펀드(Vulture fund)로 규정하고 그들의 요구에 무릎을 꿇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벌처펀드는 '죽은 동물의 시체를 뜯어먹는 독수리(vulture)'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부도 위기에 처한 기업의 채권이나 국채 등을 낮은 가격에 사들이고 나서 채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더 많은 돈을 받아내는 헤지펀드를 말한다.
한편, 아르헨티나에서는 빈곤층 비율을 놓고 정부와 야당, 학계, 노동계, 시민·사회단체 간에 조작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빈곤층과 극빈층 비율은 4.7%와 1.4%다. 이는 1970년대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자총연맹(CGT)은 30.9%와 12%, 공공정책연구소(IPyP)는 36.5%와 12.1%, 아르헨티나 가톨릭대학은 27.5%와 5.5%라고 주장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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