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산토스 대통령 "나도 의무휴가 좀…"
2014/10/16
후안 마누엘 산토스(62) 콜롬비아 대통령이 의무휴가를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최근 한 텔레비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의사를 표시했다고 현지 신문 엘 티엠포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대통령에게 의무휴가가 없는 것은 믿기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한 것을 기념해 지정한 국경일 연휴 마지막 날 이러한 발언을 했다.
콜롬비아는 근로자에게 연간 15일의 법정 의무휴가를 부여하고 사용하지 않은 휴가는 돈으로 보상해준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주어지는 의무휴가는 없다.
다만, 현직 대통령이 심각한 질병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상원의 승인을 얻어 예외적으로 휴가를 얻어낼 수 있다.
상원 일각에서는 산토스 대통령이 좌익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의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 등 격무에 시달리는 점을 고려해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의무휴가를 부여하는 이러한 법안이 쉽게 통과될 것 같지는 않은 분위기다.
콜롬비아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의무휴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라고 한 외신은 분석했다.
또 과거 자유당 정권을 주름잡았던 유력 집안 출신인 산토스 대통령의 '배부른 요구'가 아니냐는 비아냥거림도 일부 근로자들 사이에 나온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지난 6월 대선 결선투표에서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의 지원을 등에 업은 오스카르 이반 술루아가 전 재무장관을 누르고 4년 임기의 연임에 성공했다.
50여 년에 걸쳐 중남미에서 가장 길게 지속해온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을 1기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마련한 산토스 대통령은 2기 정부에서 이를 종결시켜 평화협정을 도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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