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디폴트 위기설 반박
2014/10/24
가능성 거론 외국 언론 비난…국내외 분석 "충분히 대응"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자국의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거론하는 외국 언론을 비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후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궁에서 텔레비전방송 연설을 하면서 "로이터통신을 비난한다. 보도를 통해 우리나라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외 언론사들이 베네수엘라의 디폴트 위기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를 포함한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베네수엘라의 2027년 만기물 채권수익률이 지난 5년 사이 가장 높은 17.88%에 달한다는 점을 최근 부각시키기도 했다.
베네수엘라의 국가신용도 하락으로 채권 시세가 곤두박질하면서 수익률이 상승하는 현상을 디폴트 가능성의 근거로 든 것이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 3월 베네수엘라의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한 단계 강등하는가 하면 무디스 등도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했다.
케네스 로고프 등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들은 베네수엘라의 디폴트 가능성을 잇따라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는 국내외 채무를 감당할 수 있는 재정적인 능력, 자원, 정치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이러한 항변에도 베네수엘라는 이달 말 45억 달러의 국채상환기일이 도래하는데다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국가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는 가운데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10월 디폴트 위기설'이 국내외에서 불거졌다.
그러나 국제시장 분석가들이나 베네수엘라 현지 언론 등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규모나 정부의 상환 의지, 중국으로부터의 여신 수혈 등을 고려해 디폴트 가능성에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고 코트라 카라카스무역관측은 전했다.
정부는 지난 9일 만기가 도래한 국채 15억 달러를 상환했고, 오는 28일 만기인 45억 달러도 상환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앞으로 3년간(2015∼2017년) 도래하는 만기 상환 국채의 규모는 각각 107억 달러, 90억 달러, 97억 달러에 달하지만, 베네수엘라가 매년 300억 달러가 넘는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환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무역수지 흑자폭이 준다 해도 암시장 환율 급등으로 민간 분야의 수입이 급감해 이를 상쇄하는 한편 달러화 통제에 따른 외화보유액 증가, 볼리바르화 평가절하 등으로 국채 상환 부담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연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등 마두로 정부가 전임 우고 차베스 정부와 마찬가지로 디폴트가 가져올 정치적 파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폴트가 선언되면 최대의 역점사업인 석유자원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외국자본의 투자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식료품, 의약품 등 공공분야의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지지세력이 등을 돌릴 가능성이 커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정부가 절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민간부문은 암시장 환율이 달러당 90∼100볼리바르로 공식환율인 달러당 6.3볼리바르의 15배까지 폭등함에 따라 원자재, 부품, 완제품의 수입이 위축돼 실질적인 디폴트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와 거래하는 한국 기업은 현지 수입상과의 대금 결제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선금을 받고 제품을 선적할 필요가 있다고 코트라는 제안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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