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좌파정권 ''암초 곤혹''
[세계일보 2006-08-15 08:57:05]
중남미 좌파 반미 정권들이 첩첩산중에 놓여 있다. 쿠바는 지도자 문제, 브라질은 국민의 우파 성향, 볼리비아는 돈 문제 등 좌파 정부들의 골칫거리도 제각각이다.
쿠바는 50년간 권좌를 지켜온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이후의 권력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지난달 말 수술을 받은 뒤 온갖 추측에 휩싸여 있는 카스트로 의장은 13일 80회 생일을 맞아 낸 성명에서 “회복기간이 짧을 것이고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단언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부정확하다”고 밝혔다. 자신의 건강이 심상치 않은 상태임을 내비친 것이다. 이와 함께 13일 혁명의 상징인 군복을 벗고 운동복 차림으로 언론에 나온 것도 그가 이미 일선에서 후퇴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브라질은 중도 좌파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집권한 지 4년이 지나고 있는데도 보수우익 세력이 여전히 두꺼운 층을 형성하고 있다. 13일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랴가 벌인 여론조사에서 조사 대상자 6969명 중 47%가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우익이라고 응답했고 23%는 중도, 30%는 좌파라고 답했다. 그에 따라 오는 10월1일 대선 및 총선을 앞둔 룰라 대통령 등 좌·우파 후보들이 너도나도 보수우익 유권자를 의식한 공약을 내놓아 차별성이 작아지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볼리비아는 야심 차게 추진하던 석유·천연가스 부문 국유화 작업이 자금부족이라는 난관을 만나 주춤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13일 정부 성명을 통해 “재원 부족으로 국유화 100%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며 “그러나 70년 된 볼리비아국영석유회사(YPFB)의 구조조정과 현대화는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YPFB는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지난 5월1일자로 석유·천연가스 산업 국유화를 선언한 이후 외국 석유회사들로부터 지분의 51%를 매입하기 위해 중앙은행에 지원금 1억8000만달러(약1734억원)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안두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