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첼레트 대통령 부친 고문·살해 군장교들에 실형
2014/11/24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의 부친을 고문·살해한 혐의로 전직 군 장교 2명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칠레의 마리오 카로사 판사는 예비역 대령인 라몬 카세레스 호르케라와 에드가르 세바요스 호네스에게 각각 징역 3년형과 2년형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 시절(1973∼1990년) 바첼레트 대통령의 부친인 알베르토 바첼레트를 고문해 숨지게 한 혐의로 2012년 7월 체포됐다.
피노체트는 1973년 9월 11일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살바도르 아옌데가 이끈 사회주의 정권(1970∼1973년)을 무너뜨렸다. 대통령궁에서 쿠데타군에 저항하던 아옌데 전 대통령은 마지막 라디오 연설을 하고 나서 총으로 자살했다.
당시 공군 장성이던 알베르토 바첼레트는 아옌데 대통령 정부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쿠데타군에 붙잡혀 공군기지 유치장에 감금됐다.
알베르토 바첼레트는 1974년 3월 12일 50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군사정권이 알베르토 바첼레트를 배신자로 몰아 고문을 가해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인 바첼레트 대통령 역시 피노체트 군사정권에 의해 체포돼 고문을 받았으며 한동안 망명 생활을 했다.
한편, 피노체트 군사정권은 1990년까지 17년간 계속됐다. 이 기간 불법체포·감금·고문 피해자는 3만8천여 명, 실종·사망자는 3천2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노체트는 1988년 10월 대통령 집권 연장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서 패배하며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89년 12월 대선에서 파트리시오 아일윈 후보가 당선되면서 피노체트 정권은 공식으로 종언을 고했다.
1990년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 피노체트를 상대로 인권탄압과 부정축재 등 혐의로 고소·고발이 잇따랐으나 그가 사망하기까지 실제로 처벌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부인 루시아와 5명의 자녀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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