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만 국가, 이스라엘 등 포함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수개월 안에 중동지역 순방에 나설 예정이라고 현지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요르단,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등 중동 5개국 방문 일정을 시작한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각국 지도자들과 연쇄 접촉을 갖고 룰라 대통령 방문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집권 첫 해인 지난 2003년에도 중동 5개국을 순방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2005년 5월 브라질리아에서 제1회 남미-아랍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룰라 대통령은 2차 순방을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화를 촉구하는 등 중동지역 평화를 위해 나름의 기여를 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지난해 12월 블록 출범 이후 역외국가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현재 걸프협력기구(GCC)와도 FTA 체결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브라질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11~12월 미국 아나폴리스에서 열린 중동평화회담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원을 위한 원조공여국 회의에도 참석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핵개발 프로그램으로 국제사회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의 정상회의를 갖고 양국 협력관계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브라질 정부는 이달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하더라도 기존의 통상.투자 관계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를 거점으로 육류와 설탕 등을 이란에 수출하고 있으며, 국영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는 스페인 석유기업 렙솔(Repsol)과 공동으로 페르시아만 석유.천연가스 유전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이밖에도 올해 하반기로 예정돼 있는 남미-아랍 정상회의 개최 문제도 협의할 예정이다. 2회 정상회의는 애초 모로코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모로코의 국내 정치 일정 등을 이유로 카타르로 장소가 바뀔 것으로 보이며, 이집트와 요르단도 개최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