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좌파 우세 정치지형 지속…실용주의 강화 전망(12.1)
관리자 | 2014-12-02 | 조회수 : 765
남미, 좌파 우세 정치지형 지속…실용주의 강화 전망
2014/12/01
집권 장기화에 따른 반발 직면…지속성장 속 분배 확대가 관건
30일(현지시간) 우루과이 대선 결선투표가 타바레 바스케스 후보의 승리로 귀결될 것이 확실함에 따라 남미에서 좌파 우세의 정치 지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스케스는 우파 세력의 견제 속에 서민과 노동자 계층의 견고한 지지를 기반으로 무난히 대선에 승리하며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중도좌파 집권 기간을 10년에서 15년으로 늘렸다.
지난달 12일에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대선 1차 투표에서 압승을 거두며 3선 고지에 올랐고, 지난달 26일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접전 끝에 재선에 성공했다.
볼리비아와 브라질, 우루과이 대선 결과는 이른바 '남미 좌파 대세론'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남미 대륙 12개국 가운데 콜롬비아와 파라과이를 제외한 10개국에서 좌파가 집권하고 있다.
남미에서는 1999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우고 차베스의 당선을 시작으로 좌파 정권이 잇따라 등장했다. 2002년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2003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2004년 우루과이 대선에서 바스케스, 2005년 칠레와 볼리비아 대선에서 미첼 바첼레트와 모랄레스가 차례로 승리했다.
이어 2010년 브라질, 2011년 아르헨티나와 페루, 2012년 베네수엘라, 2013년 에콰도르와 칠레 대선에서 좌파 후보가 당선되며 대세론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남미 좌파는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집권 장기화에 따른 반발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브라질 대선에서 중도좌파 노동자당(PT) 정권은 지난 2003년 집권 이래 가장 험난한 선거를 치러야 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1차 투표를 무난히 1위로 통과했으나 결선투표에서는 중도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아에시우 네비스 후보를 만나 고전했다. 결선투표에서 호세프 대통령은 51.6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48.36%인 네비스 후보를 350만 표 차로 누르고 어렵게 재선에 성공했다.
이처럼 달라진 환경 속에서 남미 좌파는 지나친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을 지양하고 실용주의에 과감하게 접근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앞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와 회견에서 자신이 처음 집권한 2006년 당시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며 "지금은 더 많은 실용주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내년 1월 1일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시장주의자들을 경제각료로 대거 기용한 것도 남미 좌파의 변신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남미 좌파가 사회 양극화를 완화하고 경제적 실용주의를 강화해야 하며 정치적으로는 더 많은 협상을 통해 타협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 정권을 잃을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내년 말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사회 계층 간 분열과 저성장, 높은 인플레이션율 등이 겹치는 상황에서 소통과 변화의 요구를 완강하게 거부하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지지율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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