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국가연합 존재감 과시…정치·군사 협력 강화
2014/12/03
합동군사학교 설치 추진…각국 선거 참관단 파견 공식화
남미지역 국제기구인 남미국가연합이 군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남미국가연합은 이번 주 에콰도르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를 통해 합동군사학교 설치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합동군사학교 설치 계획은 남미국가연합 회원국 국방장관들로 이루어진 국방협의회에서 이미 합의됐다.
브라질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합동군사학교 설치는 남미 국가 간의 오랜 갈등을 완화하고 군사력 격차를 줄여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협의회는 2009년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던 고 우고 차베스의 제의로 구성됐다. 남미국가들이 외부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자체 방위 능력을 높인다는 개념에 기초한 것이었다.
남미국가연합은 또 회원국 주요 선거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의 하나로 참관단 파견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남미국가연합은 최근 2년간 파라과이와 베네수엘라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참관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남미국가연합은 에콰도르 수도 키토 인근 1만9천500㎡ 부지에 본부 건물을 마련했다. 본부 건물에는 각국 외교관 50여 명이 근무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미국가연합 사무총장은 1994∼1998년 콜롬비아 대통령을 지낸 에르네스토 삼페르가 맡고 있다.
남미국가연합은 "남미의 문제는 남미 스스로 해결한다"는 기치 아래 2008년 5월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 정상회의 합의에 따라 창설됐으며, 남미대륙 12개국이 모두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남미국가연합이 남미 지역에서 갈수록 미주기구(OAS)의 역할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 볼리비아를 중심으로 하는 남미 좌파 정권들은 미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OAS를 외면하고 있다.
남미국가연합은 내년 4월 25일 파나마에서 열리는 OAS 정상회의에 쿠바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바는 미국의 금수조치가 시작된 1962년 OAS 회원국 자격을 박탈당했다. 2009년에 회원국 자격을 회복했으나 미국의 거부로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 남미 좌파 정상들은 쿠바가 제외되면 OAS 정상회의를 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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