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카스트로 특별성명 "미국과 공존"…아바나 '환호'
2014/12/19
"오바마와 전화로 관계 정상화 논의…존경받을만한 결단"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회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와 수감자 맞교환을 계기로 양국이 '공존'하게 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국영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으로 전국에 생중계되는 특별 성명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고 쿠바 관영통신사 프렌사 라티나 등이 보도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로 양국 관계 정상화를 논의했다"면서 "우리는 문명화된 방법으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존경을 받아야 하며 우리 국민들도 인정해야 한다"며 고 국교 정상화와 수감자 맞교환 합의를 가능케 한 오바마 대통령의 결단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양국이) 서로 견지하는 원칙을 하나도 저버리지 않은 토대에서 대화를 통해 차이점을 풀어가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가 체제의 자주성을 유지하면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직접 전화 대화에 앞서 양국 고위급 협의를 거쳐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50여년간 미국이 쿠바에 내린 금수조치에 대해서는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초래했다"며 하루빨리 해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또한 2009년 쿠바에서 체포된 미국인 앨런 그로스를 석방하는 대신 미국에서 첩보활동을 한 죄로 현재까지 투옥돼 있던 쿠바인 3명이 귀환한다고 설명하며 "그들의 가족은 물론 우리 국민 전체에 크나큰 기쁨"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앞서 이날 아바나 국제공항에 나가 라몬 라바니뇨와 헤라도 에르난데스, 안토니오 게레로 등 이번에 풀려난 쿠바인 수감자들을 맞이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쿠바 국영방송은 공항에 도착한 수감자들이 카스트로 의장과 가족·친지들과 포옹하는 모습을 내보냈다.
이날 정오 카스트로 의장이 성명을 발표하자 수도 아바나의 각 가정에서는 삼삼오오 둘러앉아 신중하게 방송을 청취했다.
또 성명이 중계되는 동안 각급 학교에서는 수업을 중단한 채 박수와 환호를 터뜨렸으며 성당들은 종을 울리는 등 아바나 일대가 들뜬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편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에 대해 여행제한과 금수조치 해제 등에 나서는데 공화당 등 반대파가 쉽사리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P는 '11·4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했지만 금수조치 해제로 쿠바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노리는 업계의 압력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을 막아서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멕시코시티·서울=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권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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