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 전망에 따른 국제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신용등급이 올해 안에 '투자등급'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현지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국제투자가들이 국제금융 위기 해소 여부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입장을 갖고 있으나 브라질이 올해 안에 '투자등급'에 진입하는데 크게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테가 장관은 브라질 경제가 지난해 하반기 미국발 국제금융 혼란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현재의 위기가 브라질의 '투자등급' 진입 타이밍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천870억 달러 수준인 외환보유액이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내수시장이 올해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투자등급' 진입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은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피치의 셸리 셰티 수석연구원은 "브라질의 신용등급 상향 여부는 전적으로 국제금융 위기 상황 속에서 브라질 경제가 어느 정도의 성장세를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브라질 경제는 아직 긍정적인 신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투자등급' 진입 시기를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셰티 연구원은 특히 인플레 억제를 위한 브라질 중앙은행의 대응과 브라질 정부의 재정수지 흑자 기조 유지가 신용등급 평가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만테가 장관은 "브라질에서 인플레율 상승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정부의 억제 목표치 안에서 적절하게 통제되고 있다"면서 "브라질은 (내수시장 확대에 힘입어)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금리 인하와 경기부양을 놓고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3대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피치, 무디스는 지난해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투자등급' 바로 아래 단계로 일제히 상향조정한 바 있다. S&P와 피치는 BB→BB+, 무디스는 Ba2→Ba1으로 높였다.
중남미 지역에서 '투자등급' 평가를 받고 있는 국가는 멕시코와 칠레뿐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