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외투자 프로젝트 곳곳서 좌초
2015/01/28
멕시코, 고속철 재입찰에 이어 칸쿤 쇼핑몰 건설 중단 명령
중국이 국외 곳곳에서 추진 중인 대형 투자 프로젝트 가운데 상당수가 환경 파괴, 현지주민 반발 등으로 제동이 걸리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중국중동투자무역촉진중심에 대해 카리브해 휴양도시 칸쿤에 개발중인 쇼핑몰 '드래건 마트 칸쿤' 프로젝트 공사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구이레르모 하로 멕시코 환경보호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중국 기업이 삼림 훼손과 환경 파괴에 대한 벌금 155만 달러(16억 7천만 원)를 납부하지 않았다며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해당 중국 기업은 중국 상무부 대외발전국이 출자한 기업으로, 지난 2004년 두바이에 대형 쇼핑몰을 건설한 바 있다.
중국 기업은 멕시코에서 작년 말 고속철 공사 낙찰이 취소된 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시련을 맞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수도 멕시코시티와 산업도시 케레타로를 잇는 210㎞ 구간의 고속철 공사 입찰 예비기간을 오는 14일 발표할 예정이다.
공사비 37억5천 달러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작년 11월 중국철도건설유한회사를 주축으로 멕시코 기업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으나 멕시코 정부가 즉각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했다.
미얀마에서도 중국은 3대 경협 사업에서 좌초를 겪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와 중국 기업 완바오가 합작으로 운영 중인 모니와 지역 레파다웅 구리 광산에서 작년 12월 22일 주민들이 토지 몰수 및 보상과 관련해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경찰과의 충돌로 여성 1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또 중국 측은 양국 접경 지역을 흐르는 미얀마 이라와디 강에 6천 메가와트 용량(36억 달러 규모)의 미트소네 수력 발전용 댐 공사를 진행하다 지난 2011년 세인 대통령의 지시로 공사가 중단된 후 수차례 협상에도 공사는 재개되지 않고 있다.
이밖에 중국 서남부에서 미얀마 서부 인도양 해안을 잇는 전략철도인 중-미얀마 철도 프로젝트가 일단 좌초됐다고 VOA가 전했다.
중국 경협 사업이 미얀마에서 잇단 좌절을 겪는 것은 미얀마가 민주화되면서 중국과 미얀마 관계에 이상 기류가 흐른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은 중남미 국가 니카라과에서 '제2의 파나마 운하'로 불리는 운하 건설에 착공하며 교두보 확보에 나섰으나 현지 주민들의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안이 최근 보도했다.
스페인의 식민지 지배와 미국인 통치의 아픈 기억이 남아있는 니카라과 주민들은 중국인이 주도하는 니카라과 운하가 착공되면서 '식민 지배' 재현의 악몽에 시달리면서 '중국인 물러가라'고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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