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경제전쟁 조장" 명분 약국체인 경영진 체포
2015/02/03
베네수엘라 당국이 국내 유명 약국 체인의 경영진을 생활필수품난을 조장한 혐의로 체포했다.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에서 200여 개 약국을 운영하는 파르마토도의 최고경영자(CEO)와 2명의 중역이 경찰과 정보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현지 신문 울티마스 노티시아스와 외신들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1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유명 체인점이 국민을 상대로 경제 전쟁을 도모하는 사실을 적발했다"면서 "사업체를 이용해 국가에 해를 입히는 자는 누구든지 철창신세를 질 것"이라고 텔레비전방송을 통해 경고했다.
당국은 파르마토도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범죄행위를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파르마토도가 상점에서 계산대를 대폭 줄인 것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일부 외신은 추측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러한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주말 부인과 함께 현장을 몰래 시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파르마토도측은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물가통제국은 당분간 파르마토도를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생필품난이 극심한 베네수엘라에서는 약국이나 슈퍼마켓 등 앞에 가정상비약이나 화장실 휴지 등을 구하려고 길게 줄을 서는 것이 일상적인 모습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외환 통제에 따른 수입난 등에 근거하고 있다고 외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으나 베네수엘라 당국은 사재기하거나 재고를 빼돌리는 세력과 일부 기업이 국가를 전복시키려고 "경제 전쟁"을 조장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 위축, 60%대의 연간 인플레이션율 등으로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내몰리는 베네수엘라가 기업활동마저 제한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hopema@yna.co.kr
106.247.84.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