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호세프 정부 국정평가 추락…집권기반 흔들
2015/02/08
국영에너지회사 비리, 증세, 가뭄사태 등 악재 겹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20%대까지 추락했다. 지난 1월1일 취임한 호세프 대통령으로서는 한 달여 만에 집권 기반이 흔들리는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에 따르면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3%로 나왔다. 부정평가는 44%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초 조사에서 긍정평가 42%, 부정평가 24%를 기록한 사실과 비교하면 여론의 흐름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비리 스캔들과 어두운 경제 전망, 정부재정의 건전성 확보를 이유로 내건 증세 조치, 장기간의 가뭄에 따른 물 부족과 전력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대중교통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정치권 부패·비리 척결과 공공서비스 개선, 교육·복지 투자 확대 등을 요구하는 범국민 운동으로 번진 지난 2013년 6월 말보다도 상황이 나쁘다. 당시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 30%, 부정 25%였다.
특히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은 호세프 대통령의 이미지에 결정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다.
조사에서 호세프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 비리를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답변이 77%에 달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경영진을 교체하면서 파문 확산을 막고 있으나 국민의 불신을 누그러뜨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성장 둔화, 물가 상승, 실업률 증가 등을 우려한다는 응답도 1990년대 중반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대통령실과 집권 노동자당(PT)은 여론 악화 속도가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데 긴장하고 있다. 중산층을 겨냥한 사회복지 프로그램 확대 등 대책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세프는 지난 2010년 말 대선에서 승리해 브라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됐고,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중도우파 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해 재선에 성공했다.
호세프는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전 대통령(1995∼2002년 집권)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2003∼2010년 집권)에 이어 브라질 사상 연임에 성공한 세 번째 대통령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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