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검찰, 폭탄테러 조사 싸고 갈등 증폭(2.16)
관리자 | 2015-02-17 | 조회수 : 836
아르헨티나 정부-검찰, 폭탄테러 조사 싸고 갈등 증폭
2015/02/16
현직 검사들 "대통령 기소 지지" vs 정부 "대통령 기소는 미친 짓"
아르헨티나에서 1990년대에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에 대한 조사를 둘러싸고 정부와 검찰이 충돌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등이 폭탄테러 사건 조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 정부와 검찰이 서로 비난하며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헤라르도 폴리시타 검사는 지난 13일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엑토르 티메르만 외교장관 등을 폭탄테러 사건 조사 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달 18일 의문사한 알베르토 니스만 특별검사를 대신해 폭탄테러 사건 조사를 맡은 폴리시타 검사는 니스만이 사망하기 전까지 조사한 내용을 근거로 기소를 결정했다.
현직 검사들은 대통령을 기소한 폴리시타 검사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를 '사법 쿠데타'로 규정한 정부를 맹비난했다.
길레르모 마리후안 검사는 일간지 라 나시온과 인터뷰에서 "폴리시타는 30년 넘는 경력을 가진 위대한 검사"라면서 "그는 검사로서 가진 권한을 충실하게 행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호세 마리아 캄파놀리 검사는 TV 방송 토도 노티시아스에 나와 "정부는 검사들을 향한 적대적인 공격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통령 등에 대한 기소의 파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측근 가운데 한 명인 플로렌시오 란다소 내무교통장관은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미친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발 페르난데스 대통령실장은 "대통령이 폭탄테러 사건 조사를 방해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대통령의 법정 출석을 끌어내려고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호르헤 카피타니치 수석장관은 "대통령에 대한 사법 쿠데타가 시도되고 있다"면서 "니스만의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부와 검찰의 이 같은 공방 속에 알레한드로 힐스 검찰총장은 검사 3명을 투입해 폭탄테러 사건 조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혀 주목된다. 검찰 조사가 확대되면 상당한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니스만은 1994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아르헨티나-유대인 친선협회(AMIA)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을 조사해 왔다. 당시 폭탄테러로 85명이 숨지고 300명이 다쳤다.
니스만은 이란의 배후 아래 레바논 무장세력인 헤즈볼라가 테러를 저질렀다고 발표하고 이란 당국자들을 인터폴을 통해 수배했다.
최근에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이란과의 관계를 정상화해 석유를 확보하려고 이란 당국자들에 대한 인터폴 수배령 철회를 시도하는 등 조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니스만은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고, 비공개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둔 지난달 18일 자택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니스만 사망 한 달이 되는 오는 18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침묵의 행진'이 벌어질 예정이다. '침묵의 행진'에는 현직 검사들과 비정부기구(NGO), 유대인 단체, 야당 의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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