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국 수사 합류..외교문제 비화 가능성도 거론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유전 개발 정보가 유출된 사건과 관련, 연방 정보국(Abin)이 수사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현지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대통령궁은 이번 사건이 브라질의 경제 및 에너지 안보 전략과 관련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철저한 조사를 위해 현재 연방경찰이 맡고 있는 수사 과정에 Abin을 합류시키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Abin은 이 사건에 브라질의 유전 개발 정보를 빼내기 위한 산업스파이 활동이 개입됐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페트로브라스가 도난당한 물품은 노트북 4대와 하드디스크 2개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여기에는 최근 대서양 연안에서 잇따라 발견된 원유 및 천연가스 유전 개발에 관한 정보가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품들은 미국 운송회사인 할리버튼 소유 컨테이너에 실린 채 지난달 상파울루 주 산토스에서 페트로브라스의 본사가 위치한 리우 데 자네이루 시를 거쳐 인근 마카에로 옮기던 중 컨테이너 하역작업 과정에서 바꿔치기 된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의회 내에서는 이번 사건에 외국 기업이 관련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심각한 외교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향후 수사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11월과 지난달 상파울루와 리우 주 사이 대서양 연안의 산토스만에서 대규모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을 가진 '투피'(Tupi) 및 '주피터'(Jupiter) 심해유전이 발견됐다.
지난해 11월 발견된 투피 유전에는 120억~300억 배럴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유전 발견으로 브라질의 세계 10대 산유국 진입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투피 유전 개발지분은 페트로브라스가 80%, 영국가스(BG)와 포르투갈 에너지 기업 갈프 에네르지아(Galp Energia)가 각각 10%씩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역시 산토스만에서 발견된 주피터 유전에는 현재 브라질이 볼리비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2천600만~3천200만㎥과 맞먹는 막대한 양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피터 유전 개발지분은 페트로브라스가 80%, 갈프 에네르지아가 20%를 보유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