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정글서 1천년 전 사라진 고대도시 발견
2015/3/4
중미 온두라스 정글 한가운데서 번성했다가 지난 1천 년간 사람의 발길이 끊겼던 고대도시에 대한 탐사가 이뤄졌다.
미국과 온두라스의 고고학자들로 구성된 탐사대가 온두라스 동부 모스끼띠아 지역 정글에서 '백색 도시' 또는 '원숭이 신의 도시'로 알려진 고대도시를 확인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에 발견된 도시는 마야문명이 발달한 지역 인근에 '1492년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이전부터 존재한 다른 고대문명의 중심지로 추측된다. 다만, 도시의 정확한 위치는 보존을 위해 공개되지 않았다.
고고학자들은 이번 발견으로 거의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이름조차 없는 고대문명에 대한 단서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탐사대는 이번에 대규모 광장과 흙으로 만든 보루와 피라미드, 무덤 등을 조사하고 측량했다. 또 의례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석좌와 뱀 모양이 조각된 그릇 등 최고수준의 유물 52개도 발견했다.
학자들은 발견된 유물 대부분이 부장품으로서 의도적으로 땅에 묻혔고 1천∼1천400년 만들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콜로라도대 소속 고고학자로 탐사를 이끈 크리스토퍼 피셔는 이번에 발견된 지역이 "원래 모습 그대로 약탈당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매우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지난 수백 년간 많은 서구 탐험가들은 '정글에 잃어버린 도시의 백색 유적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고대도시를 찾으려 노력했다. 현지 원주민들을 사이에서는 이곳이 에덴동산 같은 낙원이나 황금의 도시라는 신화가 전해지기도 했다.
미국 탐험가 테오도르 모르데는 1940년 이 도시를 발견했다고 주장했으나 정확한 장소를 공개하기 전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는 당시 이곳을 거대한 원숭이를 숭배했던 도시로 묘사했다.
도시의 존재는 이후 2012년 5월 레이더를 이용한 항공 조사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이번에는 고고학자들이 영국 공수특전단(SAS)의 전직 생존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현장을 확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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