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式 사회주의 7년간 도로 하나 건설한게 없어”
[조선일보 2006-08-31 02:59]
최대 신문 ‘엘 나시오날’ 발행인 오테로 조선일보 인터뷰 내용:
베네수엘라 최대 일간지 ‘엘 나시오날’ 신문의 미겔 엔리케 오테로(54) 발행인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지난 대통령선거 때 차베스 후보를 지지했지만, 지금은 그가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차베스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는 서민뿐 아니라 중산층 중에서도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힘이 컸다”면서 “기존 정치권에 때묻지 않은 젊은 군인 출신으로, 부패와 치안불안을 없애고 국민 경제를 활성화할 줄 알았지만 집권 7년 동안 국민을 친(親)차베스 대 반(反)차베스로 갈라놓고 적대감만 키워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21세기의 새로운 사회주의자라고 하지만 말만 앞세웠지 그동안 새로운 도로 하나 건설한 게 없다”면서 “이념적인 과격함을 떠나 정부의 무능과 비효율성이 더 큰 문제”라고 했다.
그는 “빈부격차는 오히려 심화됐고 빈곤층은 국가의 구제프로그램에 더 의존하게 됐으며 치안 불안이나 부패는 이전보다 더 심해졌다”면서 “쿠바인들이 이 나라 곳곳에 들어와 자문 행세를 하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그는 언론 상황에 대해서도 “정부는 민영방송이 대통령을 비판한다는 점을 들어 언론이 자유롭다고 선전하지만 새로운 언론법을 통해 규제를 늘렸다”면서 “대통령의 국정연설과 정부정책 설명을 모든 매체가 의무적으로 방송하게 돼 있으며, 정부 공무원들은 언론에 공공연히 위협적인 발언을 하고 소송을 일삼는다”고 말했다. 그는 “차베스 지지층은 실제로는 30~40%밖에 안되지만 감시 사회이기 때문에 후환이 두려워 속내를 말 안 할 뿐”이라고 했다.
(카라카스=전병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