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베네수엘라, 아이티서 고위급 회동
2015/6/15
베네수엘라 의회 의장 "관계 정상화 논의 중요 진전"
베네수엘라 의회 디오스다도 카베요 의장과 미국 국무부의 토머스 섀넌 자문관이 아이티에서 만나 외교 관계 정상화를 논의했다.
베네수엘라 언론매체인 텔레수르는 14일(현지시간) 미셸 마르텔리 아이티 대통령의 주선으로 이들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회동했다고 15일 보도했다.
특히 이번 고위급 회동은 최근 고조된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고 외교 관계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델시 로드리게스 외교장관과 동행해 섀넌 자문관을 만난 카베요 의장은 "이번 회동은 국제법과 주권, 국민의 자결권 등을 준수하는 테두리 안에서 외교 관계 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의회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양국 관계의 완전한 회복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섀넌 자문관은 앞서 지난 4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방문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만난 적 있다.
양국 관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작년 2월부터 수개월간 베네수엘라 각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사태 때 시위자 사망과 무차별 감금 등 인권유린에 행해진 것과 관련해 지난 3월 군과 정보기관의 고위관리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가한 뒤 크게 악화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에 대해 '주권 침해'라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의회로부터 법령 통치 자격을 부여받아 자국에 상주하는 미국 외교관을 대거 추방했다.
또 남미국가연합,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 등 역내 블록 국가들에 미국 제재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고 지지를 얻어내기도 했다.
지난 4월 파나마에서 열린 미주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쿠바 등 중남미 국가의 정상들은 베네수엘라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미국이 제재를 철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53년간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작년말 미국과 외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의장이 베네수엘라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고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국민 1천만 명의 서명을 모아 미주기구 회의에 들고 오기도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주기구 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비공개로 잠시 만났으나,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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