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와 쿠바 정부가 작년 9월 외교관계를 정상 복원한 데 이어 부채 상환 문제에서 비롯된 6년간의 무역결제 장애를 해소하고 무역 분야에서도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했다고 멕시코 일간지 레포르마가 18일 보도했다. 멕시코수출은행과 관영 쿠바은행은 17일 아바나에서 쿠바측이 멕시코수출은행에 지고 있는 4억 달러의 부채상환 방법을 재조정하고 양국간 무역거래에서 상대 기관을 통해 결제하기로 합의하고 서명했다. 서명식에는 멕시코 주재 마누엘 아기레라 쿠바 대사와 쿠바 주재 가브리엘 히메네스 레무스 멕시코 대사가 배석했다.
멕시코수출은행은 성명을 통해 "양국 교역의 결제 창구가 되는 두 기관이 6년 만에 정상적인 관계를 복원하게 됐다. 이는 양국간의 금융, 통상 분야에서 정상을 회복하는 데 가장 기초적인 첫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국 관계 악화의 빌미가 된 쿠바 당국의 멕시코에 대한 부채 연체 문제는 지난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데 당시 부채액은 3억6천400만 달러였다.
쿠바 정부는 지난 2000년 부채를 상환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이 문제를 파리 중재재판소에 제소했고, 파리중재재판소는 쿠바의 주장에 이유가 없다고 판시하고 멕시코 측의 손을 들어줬다.
멕시코 정부는 쿠바측이 이자 포함, 4억 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2007년 9월 유럽 은행들의 쿠바 관련 계좌들에 대한 동결조치를 취했다.
부채 문제와 함께 빈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의 친미 정책에 따라 양국간 대립이 계속되면서 지난 90년대 연 4억3천500만 달러에 이르렀던 양국 교역량은 지난 2007년 절반 이상 감소해 2억 달러선을 겨우 유지했다.
대사를 서로 철수하는 등 불편한 관계에 있던 양국은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 정부가 들어선 후 관계정상화를 모색해오다 지난 2007년 9월 대사를 다시 파견함으로써 외교관계를 정상화한 데 이어 작년 11월부터 부채 재조정 문제를 논의해 왔다.
양국은 오는 3월13~14일 외무장관 회담을 거쳐 칼데론 대통령의 쿠바 방문을 앞두고 긴밀한 접촉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