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탄핵 움직임 재개…'조기 대선' 주장도 나와
2015/7/7
호세프 대통령 "자진사퇴·탄핵은 생각할 수 없는 일"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치권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에서는 호세프 대통령의 자진 사퇴를 전제로 대선을 앞당겨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공세를 이끄는 것은 제1 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이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전당대회에서 브라질사회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아에시우 네비스 연방상원의원은 '탄핵'이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으나 "호세프 대통령은 임기 전에 물러나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네비스 의원은 지난해 말 대선에서 호세프 대통령과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한 인사다.
네비스 의원은 호세프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기 전에 자진해서 사퇴하고 오는 2018년 말로 예정된 대선을 앞당겨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브라질사회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여론의 흐름이 호세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쪽으로 확실하게 돌아서면 본격적으로 탄핵 정국에 돌입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은 연립정권에 참여한 정당의 지도부 회의를 소집해 야권의 공세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집권 노동자당(PT)의 최대 연정 파트너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은 "호세프 대통령은 동요하지 않고 있으며, 탄핵이나 자진 사퇴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탄핵 주장이 다시 제기되는 것은 호세프 대통령 지지율이 거의 바닥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지 여론조사기관 이보페(Ibope)가 지난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 9%, 보통 21%, 부정 68%로 나왔다.
이 조사 결과는 브라질에서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이 종식되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래 역대 정부 가운데 최악이다.
호세프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대통령(1990∼1992년 집권)이 측근 비리에 연루돼 의회 탄핵으로 쫓겨난 1992년 수준과 비슷하다. 당시 콜로르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68%였다.
호세프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실제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브라질에서는 시민·사회단체도 어렵지 않게 연방하원에 대통령 탄핵을 청원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 절차를 시작할 것인지는 연방하원의장이 결정한다.
현행법은 연방 상·하원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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