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전쟁·폭력·개인주의로 세계 분열"…통합 필요성 역설
2015/7/8
에콰도르 원주민연맹 "우리는 외면하나" 유감 표명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7일(현지시간) 미사를 집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가 전쟁과 폭력, 개인주의로 분열되고 있다"며 "가톨릭교도들이 통합의 건설자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에콰도르 방문 사흘째이자 마지막 날인 교황은 이날 키토의 200주년 기념 공원에서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을 포함한 100만 명 안팎의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가톨릭교도들의 각성을 촉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교황은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운동 근원지가 됐던 200주년 기념 공원에서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려 했던 절박함을 이제는 믿음을 퍼뜨리는데 쏟아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콰도르 원주민 토착 언어를 사용한 교황은 라틴 아메리카가 믿음을 확산시키는 공동의 목적에 채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이날 미사는 복음주의를 앞세운 개신교가 중남미 대륙에 확산하면서 가톨릭 신도의 분포가 줄어드는 현실에 대해 분발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콰도르는 1970년대 가톨릭 신자가 전체 인구의 95%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79%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편, 에콰도르의 원주민 대표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외면을 당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에콰도르원주민연맹 회장인 호르헤 에레라는 로마 가톨릭교회 측이 교황이 사흘간 방문하는 동안 직접 만나게 해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데 반발감을 나타냈다.
원주민연맹은 교황이 설교 등을 통해 환경 보호의 파수꾼인 원주민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산림 파괴와 석유·광산 개발의 최대 피해자임을 거론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특권을 원주민에게 부여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년 전 결성된 원주민연맹은 코레아 대통령 정권의 광산 개발, 아마존 지역의 석유 탐사 등 계획을 포함해 역대 정권의 개발 논리에 끊임없이 반기를 들고 있다.
대부분 토속 언어인 케추아어를 쓰는 에콰도르의 18개 원주민 종족은 에콰도르 전체 인구 1천500만 명의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교황은 에콰도르에 이어 볼리비아, 파라과이를 차례로 방문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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