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쿠바 외교수장 워싱턴서 회담…`새 시대' 활짝 열어
2015/7/21
케리 "오래 닫혔던 문 열었다", 로드리게스 "차이에 대한 존중 통해 공존"
로드리게스 '엠바고 해제·관타나모 반환' 요구에 케리 거부
케리, 미국기 게양식 위해 8월14일 쿠바 공식 방문
미국과 쿠바가 20일(현지시간) 양국 수도에서 대사관을 다시 개설한 데 이어, 워싱턴D.C.에서 외교 수장 간의 공식 회담을 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브로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은 이날 오후 미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하고 국교 정상화 후속조치를 협의했다.
양국 외교 수장의 회동은 지난 4월 파나마시티에서 열렸던 미주기구 (OAS) 정상회의 기간 이래 처음이다. 특히 쿠바 외교장관이 미 국무부 청사를 방문한 것은 1958년 이후 최초다.
회담에서 로드리게스 장관은 쿠바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와 쿠바 관타나모의 미 해군기지 부지반환 등을 요구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쿠바는 미래를 중시한다면서도 "봉쇄의 완전한 해제와 불법으로 점령한 관타나모 부지의 반환, 쿠바 주권에 대한 존중, 쿠바인의 인적·경제적 손해에 대한 보상 등이 국교정상화로 나아가는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공동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양국 간 중대한 차이들이 있다"면서도 "이러한 차이들에 대한 정당한 존중에 기반해 양국은 협력하고 공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케리 장관은 미국은 현재로서는 관타나모 해군기지에 관한 영구임대 조치를 바꿀 생각이 없다며 반환 요구를 거부했다.
케리 장관은 관타나모 기지 문제는 비록 양국이 정상적 외교관계로 나아가더라도 첨예한 의견 차가 있는 부분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함께 케리 장관은 쿠바 수도 아바나의 미 대사관에서 국기 게양식을 주재하기 위해 8월14일 쿠바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오늘 7월20일을 경축한다"며 "오늘은 그동안 고장났던 것을 고치고 너무 오래 닫혔던 것을 여는 날"이라고 말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해 12월16일 국교 정상화 추진을 전격 선언한 데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5월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뒤 양국은 지난 1일 대사관 재개설 협상을 공식으로 타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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