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값이 8개월새 5배로"…베네수엘라 모든 가격 급상승
2015/8/17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빵과 콩 등 각종 식료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간 인플레이션이 68%를 찍은 이후로 중앙은행은 더는 수치를 공개하지 않자 전문가들이 직접 옥수수 전분 빵 '아레파'의 가격을 조사해 인플레이션 규모를 짐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로거 미구엘 옥타비오는 매달 같은 식당에서 치즈를 곁들인 아레파를 시키며 가격 추이를 조사해왔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100 볼리바르(약 18원)를 조금 웃돌던 아레파의 가격은 올 7월 470 볼리바르까지 치솟았다고 옥타비오는 설명했다.
단 8개월 새 빵값이 거의 5배로 오른 셈이다.
아레파 이외에 콩과 육류 등 식료품의 가격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카르카스 소재 조사업체인 CENDA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60개 식료품의 가격이 5월에서 6월 사이 평균 20% 올랐다.
이 기간 채소 가격은 32% 비싸졌으며 육류는 22%, 콩은 무려 130%의 비율로 가격이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 가판대를 운영하는 제세니아 잠브라노는 "우리 집은 이제 더이상 콩을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플레이션은 베네수엘라 이외 다른 남미국가에서도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일해 온 클라우디오 로세르는 "남미는 세계 어떤 지역보다 인플레이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브라질의 지난달 인플레이션율은 9.6%로 1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우루과이도 목표 범위를 웃도는 8.5%의 인플레이션율을 보였고, 아르헨티나의 경우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타 국가의 인플레이션에 비해 베네수엘라의 상황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계 금융업체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올해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율은 무려 200%에 육박할 전망이다.
베네수엘라에서 노점상을 하는 리아나 카브레라는 "베네수엘라에서는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없고 모든 것이 올라간다"고 자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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