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120억불 정유공장 짓고 전기차 4만대 수입"
2015/8/27
에콰도르 나탈리 셀리 장관 인터뷰…경제협력협정 협상차 방한
"현대기아차 측과도 최근 얘기 나눴다…기아차 쏘울 인기 높을 것"
"12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정유공장을 짓습니다. 전기차도 4만대를 수입할 계획입니다. 한국 기업이 다양한 형태로 투자해 주기를 바랍니다."
에콰도르 나탈리 셀리 생산고용조정부 장관은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이 전략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현지 프로젝트의 예를 이렇게 들었다. 그는 한국과 전략적 경제협력협정(SECA) 협상을 시작하고자 방한했다.
에콰도르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에콰도르가 주도하는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는 하루 생산량이 30만 배럴일 정도로 초대형이다. 베네수엘라와 합작법인인 RDP가 공사 발주 등을 맡고 있으며 현재 설계가 끝난 뒤 자금 조달 등 본 사업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워낙 규모가 커 각국 건설기업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에콰도르에 많은 지원을 해온 중국이 계약에 한발 앞서 있는 상황이다.
셀리 장관은 중국 기업과의 계약이 유력하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한국이 중국의 한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기업이 중국과 합작법인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기업이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어떤 형태로든 한국 기업이 참여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도입 사업과 관련해 그는 "에콰도르는 현재 에너지소비 구조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내년까지 전체의 96%를 청정에너지로 바꿀 것"이라며 "버스나 택시를 전기차로 이용하면 좋겠다는 판단에 5년 내로 4만대를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현대기아차[000270] 측과도 만나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특히 기아차 쏘울의 경우 소형이지만 4도어라 에콰도르 시장에 들어오면 인기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리 장관은 또 에너지, 인프라, 항만, 도로, 수력발전소, 종이, 제철소 등 다양한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관심을 둬달라고 말했다.
에콰도르는 현재 한국에 원유를 주로 수출하고 있다. 원유를 제외하면 새우, 동괴, 알루미늄 등이 주요 대한국 수출품이며 승용차, 자동차 부품, 합성수지 등을 수입하고 있다.
특히 바나나 수출은 전 세계 1위다. 에콰도르는 SECA가 잘 마무리되면 바나나 수출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리 장관은 "한국은 바나나에 30%, 새우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관세만 내려가면 한국 국민은 과일, 커피 등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농식품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그는 승용차, 휴대전화에 부과한 수입 한도량(쿼터) 조치나 가전 등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세이프가드 등에 대해서는 SECA가 타결되더라도 한국산 제품만 면제해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셀리 장관은 "우리는 달러화를 쓰는데 최근 달러화가 절상되면서 상황이 좋지 않다"며 "우리가 쓸 수 있는 유일한 자구책이 세이프가드라 이미 FTA를 맺은 유럽, 콜롬비아, 페루 등과의 무역에도 이 제도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에콰도르는 투자 기업에 인센티브를 많이 주고 있고 국내 법망도 안정적"이라며 "인프라도 잘 갖춘 편이기 때문에 외국 기업이 투자하기에 좋은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에콰도르는 지난 25일 통상장관 회담을 열고 SEC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양국 교역규모는 지난해 11억5천만달러 규모로 그다지 크지 않지만 에콰도르는 남미 3대 석유 부존국가이자 최근 4년간 평균 5%대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비·건설 개발 분야 협력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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