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구스만은 멕시코 근거지에 숨어 있다"
2015/9/15
전 마약단속국 요원 주장…탈옥 두 달째 흔적 없어
2개월 전 멕시코 연방교도소를 탈옥한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그가 멕시코의 요새에 숨어들어 지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스만이 이끄는 마약 조직인 '시날로아' 상부 조직원들과 함께 일한 적이 있는 전직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 '엘 티토'(가명)는 14일(현지시간) 중남미 TV네트워크인 텔레수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구스만의 소재를 놓고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의 고향이자 활동 근거지인 시날로아 주의 산속 요새에서 매수된 군경의 비호를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을 것이라고 티토는 관측했다.
구스만은 시날로아 주도 쿨리칸에서 40㎞ 떨어진 헤수스 마리아라는 곳과 자신이 태어난 바디라과토 라는 산악 마을 일대에서 막대한 자금력을 활용해 치안을 '통제'하기 때문에 당국의 검거망을 피해 지낼 수 있다고 티토는 설명했다.
구스만은 조직의 2인자이자 심복으로 알려진 이스마엘 삼바다라는 인물을 포함한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있을 것으로 티토는 예상했다.
4명의 여성과 결혼한 전력이 있는 구스만의 요새에는 첫 번째 아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토는 지난 7월 구스만이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의 알티플라노 연방 교도소에서 땅굴을 파 탈옥했다고 알려지자 "땅굴은 눈속임"이라면서 각 계층의 관리를 매수해 교도소 정문으로 유유히 나갔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1993년 과테말라에서 체포된 후 멕시코로 압송돼 복역하던 구스만은 2001년 세탁 용역 차량에 숨어 탈옥, 13년간 도주 행각을 벌이다가 2014년 2월 멕시코 서부 해변에서 멕시코 해병대에 검거돼 연방교도소에 수감됐으나 또 탈옥했다.
멕시코 연방검찰 등 당국은 시날로아 일대에 대규모 군경 병력을 파견하는 한편 DEA, 인터폴을 포함한 콜롬비아 등 중남미 사법당국과 공조 수사를 펼치고 있으나 구스만의 행적 파악 등에 대한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구스만의 변호사인 후안 파블로 바디요는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콜롬비아의 특수부대가 멕시코에 잠입해 구스만을 암살하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스만의 행적과 관련해 이달초 중미 코스타리카에서 그의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이 트위터 계정에 구스만과 닮은 인물과 함께 있는 사진을 올렸다는 국내외 보도가 나왔으나 신빙성은 없는 것으로 멕시코 수사 당국은 보고 있다.
7월말에는 구스만이 중미 도미니카공화국에 잠입했다는 첩보를 토대로 인터폴이 수도 산토도밍고 일대를 수색하기도 했다.
구스만이 탈옥한 뒤 연매출 30억 달러를 올리는 95개 기업을 운영하고 있고, 과거 수감 생활 때 독방에서 매춘부를 제공받는가 하면 마약 밀매에 기차, 항공기를 포함한 잠수함까지 동원했다는 등의 국내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한편, 멕시코 연방검찰은 미국 사법당국으로부터 코카인 밀수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수배된 구스만의 신병을 향후 미국에 인도할 것이라고 지난 7월 결정했으나, 구스만의 변호인측이 이의를 제기해 법원이 이를 보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구스만의 변호인측은 "신병 인도는 다시 체포되고 나서 고려해야 할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구스만이 다시 체포되면 사살 또는 고문하거나 추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결정을 내렸다고 한 스페인어권 방송이 최근 보도했으나, 공식적인 당국의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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