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지름 25m 거대마젤란망원경 칠레서 '첫삽'
2015/11/12
한국천문硏 등 5개국 10개 기관, 칠레 아타카마사막에서 기공식
2021년 초기 운영 시작…허블망원경보다 10배 선명
지름 25m짜리 사상 최대 거울로 허블우주망원경(HST)보다 10배 선명한 천체 영상을 제공할 '거대마젤란망원경'(GMT) 건설이 칠레 안데스산맥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라스캄파나스 천문대에서 시작됐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한인우)은 12일 천문연, 미국 카네기연구소, 호주 천문재단 등으로 구성된 거대마젤란망원경기구(GMTO)가 라스캄파나스 천문대에서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GMT 기공식을 했다고 밝혔다.
한인우 원장은 "한국이 세계 최대 망원경 프로젝트의 파트너로 참여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킨다"며 "GMT를 활용하는 국내외 천문학자들과 협력해 우주에서 가장 어두운 천체를 관측하고 우주의 신비를 탐구해 좋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거대마젤란망원경은 지름 8.4m짜리 원형거울 7장을 벌집 모양으로 연결, 주거울 지름이 25.4m나 되는 초거대망원경으로 완성되면 세계 최대 망원경에 등극, 허블우주망원경보다 10배나 선명한 우주 영상을 제공하게 된다.
10억 달러가 투입되는 GMT는 카네기연구소가 운영하는 라스캄파나스 천문대 부지에 22층 높이로 건설된다. 기공식 후 GMT를 위한 도로, 전기, 인터넷 등 인프라가 구축될 예정이다.
1장의 무게가 17t에 달하는 지름 8.4m짜리 반사경은 미국 투산에 있는 애리조나대 스튜어트천문대의 리처드 F. 캐리스 미러랩에서 제작된다. 거울 형체를 만드는 데만 1년여가 소요되고 3년여에 걸쳐 거울표면을 정밀 연마해 완성한다.
반사경의 표면 정밀도가 25나노미터(㎚=10억분의 1m) 급으로 현재 첫 거울이 완성됐고 세 장의 거울 제작이 추가로 진행되고 있다. 2020년까지 망원경이 완성되고 2021년 초기 운영을 시작한다.
GMT의 과학적 목표는 가까운 별 주위에 있는 지구형 행성을 발견하는 것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의 빛이 블랙홀에 의해 휘어지는 미세한 현상을 검출하는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천문학자들은 GMT가 138억년 전 빅뱅(Big Bang) 직후 탄생한 원시 은하의 별빛처럼 희미한 빛을 검출해 태초에 형성된 전체의 존재를 밝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MT는 현재 운영되는 천체망원경들과 비교해 월등한 성능을 자랑한다. 현재 정상 운영 중인 세계 최대 광학천체망원경인 지름 10m의 하와이 케크(Keck) 망원경보다 집광력이 6배 이상 크다.
올해 발사 25주년을 맞은 허블우주망원경이 광공해 등이 전혀 없는 640㎞ 상공에서 지름 2.4m짜리 망원경으로 놀라운 우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GMT가 완성되면 이보다 최대 10배 선명한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은 망원경에 설치되는 분광기 등 4개 관측기기 2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름 1.1m인 부경 제작에도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GMT가 완성되면 국내 천문학자들은 연간 30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GMTO 이사인 찰스 알콕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연구소장은 "오늘 기공식으로 초거대 지상망원경 시대의 첫 망원경을 향한 중대한 첫 발자국을 내딛게 됐다"며 "GMT는 새로운 발견의 시대로 우리를 인도하고 우주에 대한 가장 심오한 문제들에 해답을 얻도록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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