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 "관타나모 수감자 미국 이송 현행법상 안돼" 논란
2015/11/18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국내 대체시설 물색 오바마 구상과 어긋나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쿠바 관타나모 미군 해군기지 수용소의 수감자들을 "미국으로 이송하는 것은 현행법상 안 된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조만간 수용소 폐쇄안을 의회에 통보하고 행정명령을 통해 밀어붙이는 한편 수감자들을 수용할 자국 내 대체부지를 선정한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구상을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린치 장관은 이날 하원 법사위에 출석해 "이 문제에 관해서는 미국의 법을 따른다는 게 법무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상·하원을 통과한 국방예산법안에 서명하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면서 "법무부는 법에 완전히 따를 것이며 관타나모 기지의 폐쇄는 그 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예산법안은 관타나모 수감자들을 석방 후 1년간 미국으로 데려오지 못하도록 한 조치를 연장하고, 이들을 테러의 온상인 예멘과 소말리아, 리비아, 시리아 등지로 보낼 수 없도록 한 조항을 담았다.
다만, 린치 장관은 "관타나모 기지의 폐쇄 여부는 정부 정책의 한 부분"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미 언론은 린치 장관의 이러한 입장 표명에도, 오바마 행정부는 사우스 캘로라이나와 캔자스, 콜로라도 등 3개 주내 몇 곳을 대체후보지로 염두에 두고 물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관타나모 기지의 예멘인 수감자 5명이 지난 15일 아랍에미리트(UAE)로 이송돼 남은 수감자는 총 107명이며, 이 가운데 48명은 외국으로의 이송이 이미 결정됐다. 미 정부는 나머지 중 일부의 자국 내 이송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법사위에서 랜디 포브스(버지니아·공화) 하원의원은 "테러리스트들을 관타나모 기지에서 데려와 미국의 어떤 특정 도시에 두면 그 도시가 테러분자들의 타격 리스트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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