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의 나라 아르헨티나…'국제해커 양성소'로도 이름 날려
2015/12/02
첨단기업들, 온라인범죄·사이버 스파이 위해 아르헨티나 해커에 눈독
탱고로 유명한 아르헨티나가 최근 들어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해커 양성소'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미국 내 실리콘밸리에 있는 첨단기업들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인재 구하기'에 혈안이 된 가운데 이들 기업이 자사를 상대로 한 각종 온라인 범죄를 막고자 아르헨티나 출신 해커를 '보안전문가'로 채용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암암리에 유지되는 국가 또는 기업 차원의 '사이버 스파이' 확보의 필요성도 해커의 존재감을 높여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남미 출신 해커들에 대한 명성이 자자하다.
브라질 출신 해커들은 국제 금융사기 분야에서 남다른 명성을 쌓은 상태다.
이와 달리 아르헨티나 출신 해커들은 다른 나라 출신과는 달리 '독창성' 면에서 탁월한 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 보안 담당자가 알기도 전에 컴퓨터 보안의 취약한 부분을 이용하는 기술 부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는 명성을 듣고 있다.
최근 미국 전역의 교통신호망을 해킹해 주목을 받은 아르헨티나 출신 케사르 케루도는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기질 속에는 기존 질서를 엉망으로 만들겠다는 성향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르헨티나의 오랜 군부 통치 역사도 역설적으로 '해킹', '스파이' 분야의 발달에 일조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아르헨티나의 엄격한 보호무역 정책 역시 해커가 발호하는데 적합한 토양을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예로 아르헨티나는 보호무역 정책 때문에 스마트폰 부문에서 이례적으로 애플보다는 블랙베리의 점유율이 더욱 높다.
애플사의 스마트폰 단말기는 경매사이트를 통해 사더라도 무려 2천 달러가 넘는다.
이런 탓에 아르헨티나에서는 첨단기기를 남몰래 사들이거나 구입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런 풍조가 아르헨티나인들의 '해커 기질'을 키웠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런 기질과 문화적 배경 덕분인지 아르헨티나에서는 버젓이 '해킹 콘퍼런스'까지 정례적으로 열리고 있다.
올해 10월에는 남미의 최대 해킹 콘퍼런스인 '에코파티'(EkoParty)의 11번째 행사가 아르헨티나에서 열렸다. 이 곳에는 각국의 기업·정부 고위관계자, 보안 전문가를 포함해 줄잡아 1천6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이 가운데는 내로라하는 해커들도 포함돼있어, 행사 참석자들이 이들을 상대로 채용을 위한 개별 접촉을 벌인 것은 물론이다.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gija007@yna.co.kr
106.247.8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