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6일 총선…여당 17년만에 다수당 뺏기나
2015/12/4
베네수엘라가 6일(현지시간) 총선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17년간 다수당의 위치를 누려온 집권 여당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5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생활필수품 부족과 높은 인플레이션율 등 경제난에 대한 서민의 불만이 쌓여 있고, 그런 불만이 최근 여론조사도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시행한 한 여론조사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통합사회주의당(PSUV)의 지지율은 36.8%에 그쳤으나 야당연합은 55.6%에 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야당연합에 대한 지지율이 30%포인트 이상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1998년 우고 차베스가 집권한 이래 다수당을 놓친 적 없는 PSUV는 현재 의회 167석 중 99석을 차지하고 있으나, 이번 선거에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총선은 야권이 이기느냐, 지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느 정도의 의석 차이로 승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봐야 한다는 관측도 일부 정치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야권이 이번 총선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하면 마두로 대통령의 경제 실정과 독재 정치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국민소환 투표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사면법을 제정해 작년 2월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민중의지당 대표 레오폴도 로페스 등 야권 인사들을 석방하고 정부의 부정부패를 추궁하는 관계법도 제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이 의석의 5분의 3을 차지하면 장관 해임안을 제출할 수 있고, 3분의 2를 장악하면 법관까지 교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총선과 관련해 최근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의회를 (미국의 지원을 받는 세력들이) 장악했다고 생각해봐라. 절대 허락할 수 없다"며 "그들이 내 손발을 묶는다면 민중과 함께 거리로 나서겠다"며 단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정부 보조금 혜택 등 각종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모두 없어질 것이라면서 서민층 등의 지지를 호소했다.
2013년 차베스로부터 정권을 물려받은 마두로 대통령은 차베스의 국정 운영 철학을 계승하고 있으나 그의 카리스마에 미치지 못하는데다가 가중되는 경제난 속에서 우유와 기저귀 등 기초 생필품조차 손에 넣기 어려운 일부 지지자는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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