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곡물 수출확대 가능성…국제가격 하락 불가피
2015/12/8
국제 곡물시장에서 아르헨티나산 곡물이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7일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하순 결선 투표에서 승리해 새 정부가 이달 출범함에 따라 아르헨티나 곡물의 해외 수출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는 곡물 수출세를 철폐해 국산 곡물의 수출을 늘릴 방침이다. 아르헨티나가 곡물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수급 악화로 약세를 지속하는 국제 시장의 곡물 가격이 한층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곡물 수입국들은 아르헨티나산 곡물의 수출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을 예상해 수입을 연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카고 선물 시장에서 콩 가격은 1부셸당 8.9달러선, 옥수수는 1부셸당 3.7달러에 거래돼 전년 동기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풍작에다 브라질 등이 통화가치 하락으로 수출 물량을 늘리고 있는 것이 국제 곡물 가격의 하락을 재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농무부의 수급 보고서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콩 생산은 세계 3위이고 옥수수도 2015~2016 생산연도에 우크라이나를 제치고 세계 3위의 생산국이 될 전망이다. 수확량은 많지만 그동안 곡물 시장에서는 같은 남미 국가인 브라질에 가려 존재감이 적은 편이었다.
아르헨티나의 존재감이 작은 것은 국내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의식, 수출을 통한 현금화보다는 현물 보유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수출을 하는 대신 재고로 남겨두고 국내 가격이 상승할 때를 기다려 국내 업체에 판매한다는 전략이었다.
아르헨티나 현행 수출 제도에서는 옥수수와 밀 수출에 허가장이 필요하다. 또 옥수수와 밀, 콩은 20~35%의 수출세가 부과된다. 수출 시장에서 미국산보다 낮은 가격에 파는데다 수출세를 떼면 농가의 실수령액은 매우 적어진다.
미국 농무부의 수급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16 생산연도에 아르헨티나의 콩 재고량은 3천30만 톤으로 2013~2014 생산연도에 비해 16% 가량 많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국제통화기금이 내년도에 0.7%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할 만큼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수출세 인하는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새 정부가 모색하는 여러가지 구상의 하나다.
시장에서는 아르헨티나 새 정부가 밀과 옥수수의 수출세를 철폐하고 콩도 단계적으로 수출세를 인하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특히 옥수수는 새 정부 출범 직후에 철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농무부 보고서는 아르헨티나 농가의 수출 의욕이 높아지면 옥수수 재배 면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주요 곡물 수출국으로서 아르헨티나의 존재감은 서서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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