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대승' 베네수엘라 야당, 대통령에 "정치범 석방하라"
관리자 | 2015-12-09 | 조회수 : 959
'총선 대승' 베네수엘라 야당, 대통령에 "정치범 석방하라"
2015/12/9
마두로 대통령 "야당이 제정할 사면법에 거부권 행사할 것"
최근 치러진 베네수엘라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며 16년 만에 좌파 정권을 무너뜨린 우파 야권 연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베네수엘라 야권 연대인 민주연합회의(MUD)는 8일(현지시간)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마두로 대통령을 향해 총선 패배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는 대신 즉각 생필품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투옥된 정치범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MUD 지도자인 헤수스 토레알바는 '베네수엘라 고맙습니다. 우리는 승리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 밑에 서서 "우리는 정부가 그만 울음을 멈추고 일을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수 주 내로 매우 심각한 음식 부족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총선을 앞두고 식량 등 생필품 수입을 늘렸지만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성탄절을 전후로 생필품 부족 현상이 더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밤 3시간 동안 이어진 TV연설에서 즉각 개각을 하고 야권 연대가 구속된 야권 정치인을 석방하기 위해 제정할 사면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속된 인사들이 인권을 어겼기 때문에 어떠한 사면법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야권이 나에게 천가지 법안을 보낼 수 있지만 살인자들은 재판에 넘겨져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개헌 추진이 가능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한 MUD가 현 정권 아래 구속된 야권 인사들의 석방을 위한 입법을 추진할 계획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해 40명의 사망자를 내 반정부 시위를 이끈 레오폴도 로페스 민중의지당 대표 등 유력 야당 인사 10여 명이 투옥된 상태다.
마두로 대통령은 또 "형편없는 녀석들이 이겼다"며 이번 총선 결과를 애써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집계 결과, 전체 의석수 167석 가운데 MUD가 109석, 집권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이 55석, 원주민이 3석을 각각 차지했다.
원주민 자치구의 3석은 야당 몫이므로 야권연대가 실제 확보한 의석수는 전체 의석 수의 3분의 2보다 1석 더 많은 112석이다.
MUD는 이로써 제헌의회 소집, 국민투표 발의, 대법관 파면, 선거관리위원 임명 등 향후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됐다.
(카라카스<베네수엘라>=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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